유난히 긴 명절 연휴,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갑자기 많이 쓰게 되면 관절에 무리가 간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김철 교수는 5일 "사람들은 관절염을 떠올리면, 흔히 노화로 인한 관절 손상을 생각해 단순히 약을 먹거나 파스를 붙이는 등 집에서 단순히 처치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감염이 되는 관절염도 있다"며 "이는 응급질환으로 연휴기간이라도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감염성 관절염'은 감염성 관절염, 세균성 관절염, 화농성 관절염, 패혈성 관절염을 말한다. '감염'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이 세균이 관절 안으로 침투해 생기는 질환이다. 또한 '세균'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이 관절 안으로 세균이 빠르게 번식함에 따라 하루 이틀 만에 심각한 관절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감염성 관절염 환자는 2012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16년에는 3만6000명을 넘어섰다. 입원해서 치료 받은 환자수만해도 2016년 기준으로 22만9000명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관절 조직 안으로 세균이 들어갈 수 있을까.
감기 같은 상기도감이나 성병, 요도염, 방광염 같은 비뇨기 감염 또는 피부 상처를 통해 체내로 들어간 세균이 번식해 혈액을 타고 관절 안까지 침투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인공관절 수술의 부작용으로 감염성 관절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또한 주사나 침 치료를 할 때 소독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무균 시술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에는 이를 통해서도 세균 감염이 이루어 질 수 있다.
'감염성 관절염'은 무릎관절, 고관절, 발목관절뿐 아니라 어깨관절, 팔꿈치관절, 손목 관절 등 비교적 큰 관절에 잘 오는데,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노인뿐 아니라 청장년 및 유소년에서도 발병할 수 있다. 주된 증상은 특정 관절의 통증과 관절 움직임의 제한 뿐 아니라 관절이 붓고 벌개지며 열이 난다는 것이며 감염증의 특징인 오한 및 전신 열이 동반될 수 있다.
혈액검사에서 염증 반응이 강하게 나타난다. 부어 있는 관절에서 관절액을 뽑았을 때 노란 빛을 띤 투명한 액체가 아닌 허옇거나 누런 색을 띠는 탁하고 불투명한 액체가 나온다면 감염성 관절염을 강력하게 의심한다.
확진을 위해 관절액을 검사실로 보내 세균 도말검사 및 세균 배양검사를 통해 어떤 균이 자라는지를 확인하고 그 균에 잘 듣는 감수성 높은 항생제를 찾아내야 한다.
감염성 관절염의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면 세균 감염에 의한 심각한 관절조직 파괴가 빠르게 진행된다. 치료 후에도 관절에 심각한 후유장애를 남기므로 조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관절이나 주변 조직에 세균 감염에 따른 농양(고름)이 생긴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며 관절 세척 및 항생제의 관절 내 직접 투여 등을 위해 응급 수술이 이루어진다.
인공관절을 삽입한 곳에 감염성 관절염이 생긴 경우에는 인공관절의 제거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전신적인 폐혈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혈액에서도 균이 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감염성 심내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고 폐혈증에 의한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태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신속한 항생제 투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감염성 관절염이 의심된다면 이는 다른 관절염과 달리 '응급상황'이므로 가능한 빨리 병원응급실을 방문해 신속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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