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는 느슨해진 마음 탓에 평소의 생활 리듬이 깨지기 쉽다. '며칠 정도인데 어때'라는 생각으로 마음껏 즐기다 보면 과식이나 과음하기 쉬워지고 이로 인해 소화불량이나 위장장애, 간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명절에는 전이나 튀김과 같은 기름진 음식이나 고칼로리 음식을 많이 빨리 먹다가 급체나 배탈과 같은 소화불량 증상을 겪기 쉽다"면서 "특히 평소 위장 기능이 허약한 사람의 경우, 가벼운 소화불량이 위경련이나 급성 위염, 급성 장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화불량은 신체 활동에 비해 지방과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나 술을 많이 섭취할 때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프다', '명치가 막힌 것 같다', '배가 꼬인 것 같다' 등 여러 형태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과음이나 과식 뿐 아니라 명절 스트레스, 장거리 이동 등으로 몸이 피곤해지면 위나 장운동이 위축되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전용준 원장은 "추석이라고 무리하지 말고 평소 먹던 식습관을 최대한 유지하고 여러 번 조금씩 나눠먹는 방식으로 과식을 피해야 한다"면서 "식사 후에는 바로 눕지 말고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과음 역시 추석 명절 기간 중 건강을 해치는 주범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인체에 흡수된 알코올은 알코올분해요소에 의해 아세테이트와 물로 분해되어 배출되는데, 이 과정에서 중성지방이 증가해 간에 축적된다.
명절 술안주로 올라오는 기름진 음식은 이러한 간 내 지방 축적을 더욱 강화시키는데, 특히 술이나 기름진 음식을 같이 먹게 되면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전용준 원장은 "정상 간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를 초과할 때 지방간이라고 하는데, 특히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과음하는 사람들의 80~90%에서 발생한다"면서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명절 기간 연이은 과음을 하게 되면 알코올성 지방간을 비롯해 심할 경우 염증까지 일으키는 간염, 간경화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술을 마신 후 적어도 48시간 이상 금주해 간이 회복하는 시간을 주는 게 좋다"면서 "과식이나 과음을 줄이고 평소 생활 습관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추석 명절을 즐겁게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추석 명절 건강을 지키는 음주 TIP
1. 알코올 배출에 도움이 되는 물을 자주 마시자.
2. 안주로는 기름진 음식보다는 채소나 과일을 먹자.
3. 알코올 흡수가 빨라지는 빈속에 술을 마시지 말자.
4. 음주 후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통해 입속에 남은 알코올을 씻어내자.
5. 되도록 과음을 피하고 술을 마신 후에는 적어도 2~3일 금주하자.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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