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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북한산 수산물 가공식품 미국 대형마트에 공급중"

북한 접경지역인 중국 연변주 훈춘(琿春)시에 있는 중국 식품 가공업체에서 북한 종업원들이 생산한 수산물 가공식품이 미국 수입업체를 통해 미국 대형마트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뉴욕포스트와 AP통신에 따르면 훈춘시 국가급 변경(邊境)경제합작구에는 약 3000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고용돼 있으며, 이들이 받은 임금의 대부분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P가 훈춘의 한 중국 식품 가공업체 운송기록을 확인한 결과, 이 업체에서 생산한 대게, 연어, 오징어 가공품은 미국 수입업체를 통해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에서만 지난해 한 해 수산물 가공식품 2천t이 미국과 캐나다로 수출됐다.

고용된 북한인력들은 평균 300∼385 달러(한화 34만∼44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으며, 임금의 70%가량이 북한 정권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자들은 팀 단위로 고용되고, 전화와 이메일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는 등 팀장급 인사의 엄격한 통제 아래 생활한다. 주로 20대 여성인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 관리자 등 외부인과의 접촉도 엄격히 제한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서명한 해당 법안에 따르면, 미국의 기업들은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거나 이들이 만든 생산품을 수입해서는 안 된다.

미국 수입업체와 유통업체들은 새로운 법안에 따라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업체와의 거래를 끊기 위해 조처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상 이를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월마트는 최근 훈춘에 있는 납품 업체에 대해 회계 감사를 진행하고 북한 노동자 고용 업체와 거래를 금지했다.

미국의 한 수산물 수입업체 관계자는 AP와 인터뷰에서 "중국에서는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이 합법"이라며 "공급라인에 대해 재조사를 하고 있지만, 의도치 않게 (북한의) 독재정권을 지원하게 될까 봐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현재 중국과 러시아, 걸프 지역 국가 등 전 세계 50여개국에 해외 노동자 5만∼6만명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이 벌어들인 임금 중 2억∼5억 달러(한화 2200억∼5700억원)가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