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은행 BNP파리바가 셰일과 오일샌드 프로젝트에 대한 융자를 전면 중단한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달초 로마 가톨릭 산하 재단들이 석유부문 투자를 중단키로 결정하는 등 각 부문에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화석연료 투자 중단 발표가 잇따르는 가운데 주요 은행으로는 BNP파리바가 첫번째 주자가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BNP파리바가 이날 앞으로 셰일 또는 오일샌드와 관련한 탐사·생산·거래·마케팅 등이 주업무인 업체들과는 거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BNP파리바는 또 북극 지방의 석유·가스 프로젝트 자금 융자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성명에서 향후 융자, 투자는 이번 세기 말까지 지구 기온 상승을 2℃ 이하로 유지토록 한다는 국제적인 노력에 부합토록 하겠다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전세계가 화석연료 의존을 줄여야 하며 이는 셰일·오일샌드 의존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셰일·오일샌드의 경우 추출과정에서 매우 높은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물을 고압으로 뿜어내는 프래킹 기술은 환경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BNP파리바는 프랑스 최대 상장은행으로 한때 전세계 석유투자를 주도하던 은행이었다.
지난해 세계 은행 순위 17위로 타르샌드, 북극 석유, 기타 화석연료에 융자한 금액이 19억4000만달러에 이른다. 다만 이는 2014년 37억4000만달러에 비해 줄어든 규모다.
장 로랑 보나페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이같은 대응을 통해 BNP파리바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경제로 이동하지 않으려 하는 이들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나페이는 "우리의 역할은 에너지 전환 움직임을 돕는 것"이라면서 "BNP파리바는 에너지 부문의 오랜 파트너로 더 지속가능한 세계로의 전환을 돕고자 하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에너지원을 다양화하는 정책을 추구하는 에너지 부문 업체들에만 융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석연료 업체들은 앞으로 지구온난화에 맞선 각국의 규제로 수익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게 직접적인 배경이다.
BNP파리바의 로랑스 페세즈 기업사회책무 글로벌 책임자는 "주주들은 새로운 기후관련 법규정 속에서 저항성이 있고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갖춘 기업에 투자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BNP파리바는 앞서 석탄 산업에서 발을 뺀 바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SG), HSBC, 크레디 아그리콜 등 프랑스, 영국 대형은행들과 보조를 맞춰 석탄 채굴과 석탄화력 발전소 융자금을 수년 사이에 회수하기 시작했다.
전력을 제외한 에너지 부문 융자 비중은 2015년 중반 6%에서 지금은 4%로 낮아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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