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면접후 계속 칭찬 ..노벨경제학상 후보도 올라.. 금리정책 이견 최대 걸림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이하 현지시간) 다수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은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1일 백악관에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테일러 교수 면접을 본 뒤 테일러에 크게 호감을 갖게 됐다. 트럼프는 면접 뒤 시간이 날 때마다 테일러 교수 칭찬에 입이 마를 정도라고 백악관 소식통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 자신과 관계가 깊은 사람을 채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테일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낙점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테일러는 이력에서도 연준 의장으로서 손색이 없다.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을 3차례나 역임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 자문도 했다. 2001~2005년에는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보도 지냈다.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학문적 성과도 뚜렷하다.
테일러는 공화당 하원이 선호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옐런 의장의 통화 완화정책을 비판할 때 단골로 인용했던 지적들이 테일러로부터 나왔다. 테일러는 중앙은행이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재량적으로 방만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전략이 지금보다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테일러가 급부상하는 반면 그동안 유력 주자로 떠올랐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낙점 가능성에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 3명은 워시가 백악관 내부에서 빛을 잃고 있다면서 그의 학문적 배경이 다른 후보들만큼 탄탄하지 않고, 그가 연준 이사로 재임하던 시절 보수적인 스콧 서머 조지메이슨대 교수부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진보성향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CUNY) 교수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경제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워시는 테일러를 포함한 다른 연준 의장 후보들이 모두 경제학 박사로 정통 경제학자들인 반면 스탠퍼드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비정통파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강점이라면 화장품 업체 에스테로더 가문 사위로 장인과 트럼프 대통령이 돈독한 사이라는 점 밖에는 없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테일러 낙점에도 걸림돌은 있다. 최대 걸림돌은 금리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생각이 다르다는 점이다. 대통령 선거 기간 옐런 의장의 저금리 정책을 비난했던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뒤 저금리 지지자로 돌아섰다. 반면 테일러는 기준금리 인상론자다.
연준을 규제하는 법을 만들려는 공화당 하원의 움직임에도 반대한다. 그는 지난주 보스턴 연방은행 콘퍼런스에서 "규제들이 중앙은행의 손을 묶는 식으로 사용돼서는 안된다"면서 "전략에 따라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타당한) 이유들이 다 있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옐런을 포함해 아직 대부분의 후보들 역시 후보군에 남아 있다.
다만 옐런은 트럼프의 선호에도 불구하고 보좌관들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 워시는 최근 백악관에서 인기가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제롬 파월 연준 이사 역시 여전히 후보군에 속해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백악관에서 옐런 의장을 만나 연임 여부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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