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명 표시한 제품 없어.. 정전기 방지 기능도 미흡
시중에 판매되는 섬유유연제가 피부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향 성분을 함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 6월부터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 의무제가 도입되는데 현재로선 성분명을 표시한 제품은 없다. 또 섬유유연제를 합성섬유(폴리에스테르 소재)에 사용하면 정전기 방지 기능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한국소비자원은 대형할인마트에서 판매되는 액체형 섬유유연제 11개(표준형 8개, 향을 강조하는 농축형 3개)를 대상으로 품질 성능, 안전성, 표시사항 적정성, 경제성 등을 시험.평가 결과 일부 제품은 기준에 부적합했다고 밝혔다.
11개 제품 시험 결과 살균보존제, 중금속 등 유해물질(32개 항목)은 관련기준에 적합했다. 그러나 부드러운 정도인 유연성 등 주요 성능과 향의 강도 등이 제품에 따라 차이가 났다. 또 일부 제품은 용기를 기울였을 때 액이 새어나왔다. 또 표시사항을 누락하는 등 기준에 부적합했다. 우선 조사대상 모든 섬유유연제에서 피부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는 향 성분 26개 항목 중 일부를 함유(0.01% 이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는 향 성분 표시가 의무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내년 6월 30일 통관 또는 생산되는 제품부터는 향료의 구성성분 중 알레르기 유발물질로 알려진 26종을 섬유유연제에 0.01% 이상 쓰는 경우에는 해당 성분의 명칭(화학물질명)과 기능을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소비자원 시험검사국 한은주 화학섬유팀장은 "내년 6월부터 의무표시가 예고된 알레르기 유발 향 성분 함유 여부를 확인한 결과 전 제품이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함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성분명을 모두 표시한 제품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중금속, 살균보존제 등 32개 항목의 유해물질은 전 제품 관련기준에 적합했다.
정전기 방지 성능은 면소재와 합섬소재에서 차이를 보였다. 옷을 입고 벗을 때 발생하는 정전기를 줄여주는 정도를 평가한 결과 폴리에스테르(100%) 소재에 사용할 경우 모든 제품의 정전기 방지 성능이 미흡했다. 면(100%)과 모(100%) 소재에 대해선 전 제품이 양호했다.
용기가 기울어졌을 때 내용물이 새는 제품도 있었다. 노브랜드 허브라벤더(업체명 이마트), 아로마뷰(VIU) 릴렉싱 라벤더 (무궁화) 등 2개 제품은 넘어졌을 때 용기와 뚜껑의 잠금 부위에서 유연제가 새어나와 기준에 부적합했다.
일부 제품은 표시사항을 누락했다. '샹떼클레어 라벤다(쉬즈하우스)' '펠체아주라 Lavanda e Iris(롯데로지스틱스)' 등 2개 제품에서 일부 표시사항이 누락되거나 액성(pH)의 표시가 실제와 다르게 기재됐다.
가격 면에서도 편차가 컸다. 1회 세탁에 소요되는 비용은 제품 간에 5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세탁물 5㎏을 1회 세탁하는 데 드는 비용은 '초이스엘 세이브 부드럽고 향기로운 섬유유연제(롯데쇼핑)'가 47원, '펠체아주라 Lavanda e Iris(롯데로지스틱스)'가 216원으로 4.6배 차이였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