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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스캔들 덕에 백금 뺨치는 팔라듐

車 배출가스 정화 핵심소재 백금보다 희소성 높아져 올 들어 39% 가격 급등

휘발유 자동차의 배출가스 정화장치 핵심 소재인 팔라듐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유차 배출가스 스캔들로 휘발유 차의 인기가 높아지고, 세계 경제 성장세가 휘발유차 수요를 더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감이 핵심소재인 팔라듐 가격 오름세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휘발유.전기 겸용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이 늘고 있는 점도 팔라듐 가격 상승의 또 다른 배경으로 지목됐다.

휘발유 배출가스 정화필터 핵심 소재인 팔라듐 가격은 올들어 39% 급등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달초 온스당 1000달러를 돌파해 16년만에 최고치로 올라섰고,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950달러에 육박하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들어 주요 상품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INTL FC스톤의 에드워드 마이어 전략가는 "어느 누구도 (팔라듐 가격이) 이처럼 뛸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면서 "정말 깜짝 놀랄 일이다"라고 말했다.

팔라듐 가격 상승은 세계 경제 성장세에 탄력이 붙고 있다는데서 출발한다.

경제 성장세 덕에 자동차 수요가 꾸준히 늘고, 특히 배출가스 스캔들로 수요가 급감한 경유차가 아닌 휘발유차 수요가 늘고 있고, 앞으로도 늘 것이란 기대감이 가격 상승의 바탕이 됐다.

팔라듐 수요가 늘면서 팔라듐은 이미 금, 은, 백금보다 더 희소성 높은 금속이 됐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국의 수요 증가는 팔라듐 가격 상승세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비록 지난해 두자릿수 상승세에 비해 오름세가 둔화됐지만 올들어 8월까지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4.3% 증가해 팔라듐 수요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할 만큼 성장했다.

팔라듐은 지난해부터 이미 초과수요 상태에 있다.

상품중개업체 존슨 매티는 지난해 16만3000온스 공급 부족 상태였던 팔라듐이 올해에는 79만2000온스 부족(초과수요)을 겪을 것으로 5월에 예상한 바 있다.

각국이 온실가스 규제에 나서면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로의 전환을 장려하고 있는 것도 팔라듐 가격 상승의 또 다른 배경이다. 하이브리드는 주로 휘발유.전기 겸용으로 만들어진다.

디젤 스캔들은 경유차 배출가스 정화필터 핵심소재인 백금과 팔라듐의 명암이 엇갈리게 만들었다.
2년 전 폭스바겐의 경유차 배출가스 조작이 드러난 뒤 유럽내 경유차 수요가 급감하는 등 백금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전기.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은 디젤 스캔들 이전 2.3%에서 올해 4%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때문에 보통 팔라듐을 캐낼 때 같이 채굴하는 백금 가격은 맥을 못춘 끝에 16년만에 처음으로 지난달 팔라듐에 추월당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