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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전 인천경제청장 “송도 6·8공구 특혜의혹은 본질을 살펴보지 못한 잘못된 주장”

이종철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인천 송도 6·8공구 개발사업 9000억원 특혜 의혹과 관련 “토지가격의 본질이나 당시의 협상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지 않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청장은 25일 인천경제청 자유게시판에 이틀 연속 글을 올려 9000억원 특혜의 근거가 된 평당 300만원, 평당 1200만원 토지가격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송도 6·8공구 특혜의혹은 정대유 전 인천경제청 차장이 인천시의회 조사위원회에서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에 평당 300만원의 가격으로 10만평 부지를 제공함으로써 현재의 부지가격 평단 1200만원과 비교해 볼 때 9000억원의 특혜를 주었다”며 의혹을 제기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이 전 청장은 “6.8공구 사업조정 협상이 진행된 2010∼2014년 상반기까지 송도는 유령도시로 언론에 보도될 만큼 부동산 침체기였다”고 설명했다.

상가와 오피스가 개발됐으나 분양이 되지 않아 공실율이 70%에 육박했고, 동북아트레이드타워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실패로 외관 공사만 이뤄진채 공사가 중단되고, 시공비를 받지 못한 대우건설이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는 상태였다.

아파트 시세의 급격한 하락으로 청라와 영종 하늘도시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분양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집단민원과 집회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 전 청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당시 토지를 평당 1200만원에 판 사례는 없었으며, 6·8공구 토지매각이 시작된 이래 최근까지 공동주택부지가 평당 1200만원에 매각된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청장은 “토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해당 토지의 용적율과 건폐율”이라며 “SLC에 공급된 10만평은 평균 용적률이 200% 미만의 저밀도 아파트 부지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청장은 “SLC 부지보다 용적률이 높은 부지도 평당 1000만원 이상으로 매각된 적은 없었다”며 “부동산 경기가 좋아진 2015년 이후에도 6·8공구 내 용적율 200% 미만의 부지가 평당 1200만원대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 않다”고 강조했다.

이 전 청장은 “당시 사업조정의 본질은 전체 69만평의 토지에 대한 개발사업권 인수라는 프레임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SLC가 6·8공구 사업 등을 위해 투입한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평당 300만원이 아니라 평당 550만원에 공급한 것이 되어 당시 해당 부지의 공시지가 평당 595만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 청장은 “게다가 사업조정 조건에 향후 일정율 이상의 개발이익 발생 시 그중 50%는 경제청으로 귀속시킨다는 규정을 두어 45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당시 공시지가 가격과의 차액을 사후 보정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청장은 2010년 청장으로 취임해 2014년 말까지 근무하며 SLC의 송도6·8공구 독점개발권 회수 협상을 지휘했다. 인천시는 이후 2015년 1월 이 전 청장의 협상 내용을 바탕으로 SLC와 협약변경을 체결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