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기자수첩] 펫티켓 문화 정착 시급

[기자수첩] 펫티켓 문화 정착 시급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도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접어들었다. 반려인들은 반려견과 식당에 가고 쇼핑을 하며, 여행도 같이 가는 등 일상을 함께하며 반려견을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 사랑스러운 반려견이 남에게는 두려운 존재일 수 있다는 점을 많은 반려인들이 간과하고 있다. 일부 반려인은 반려견에 대한 교육이나 예의가 부족해 각종 사고나 갈등이 발생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사람이 개에게 물리는 사고는 2014년 676건, 2015년 1488건, 2016년 1019건에 이어 올해는 8월까지만 1046건에 달한다. 전년도 수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 유명 한식당 대표가 유명가수가 기르던 반려견 프렌치불독에 물린 뒤 패혈증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반려견의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아서 발생한 일이다. 지난 9일에는 경기 시흥에서 진돗개가 한살배기 아기를 물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사고가 증가하는 이유는 반려동물 수는 급증하는 데 비해 그에 따른 반려인들의 인식수준이나 '펫티켓(펫+에티켓)'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외출할 때 반려견에게 목줄을 매야 하고 맹견에게 입마개도 씌워야 한다. 기르는 곳을 벗어난 장소를 산책할 때는 반려견의 주인 이름과 전화번호, 동물등록번호 등이 적힌 인식표를 반려견에게 부착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일상에서 반려견에게 목줄을 하지 않은 채 산책을 하거나 맹견에게 입마개를 하지 않고 다니며, 개의 배변을 치우지 않고 방치하는 등 펫티켓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갈등과 사고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관리와 법적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지난해 개 주인이 목줄을 채우지 않는 등 반려견 관리소홀 사례를 3만8309건이나 적발해 계도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2만8484건이었다.


각종 사고가 발생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3일 반려견 소유자의 처벌 강화와 교육 확대, 맹견관리 강화 등을 포함한 반려견 안전관리대책을 수립한다고 밝혔다.법이나 규제에 앞서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반려인들이 펫티켓을 지키며 비반려인들을 배려하는 노력이 우선이다. 반려인들에게 개는 사랑스러울 수 있지만 애완견 자체를 싫어하는 비반려인도 많은 만큼 '펫티켓' 문화 정착이 시급하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