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우주비행사 60%가 뇌 변형 겪어...무중력 상태가 원인인가 조사 중

우주비행사 60%가 뇌 변형 겪어...무중력 상태가 원인인가 조사 중
우주비행사 /사진=fnDB
【도쿄=전선익 특파원】우주비행사의 약 60%가 뇌 변형 이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인 탐사 계획 등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무중력 상태에 장기간 노출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8일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의대(Medical Univ. of South Carolina)가 미국 의학 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지에 실은 논문을 소개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우주에 체류한 경험이 있는 우주비행사 34명(약 반 년간 체류한 18명, 약 2주간 체류한 16명)의 뇌를 발사 전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해 비교 분석 했다.

그 결과, 장기 체류자 17명과 단기 체류자 3명은 귀환 후 뇌의 정수리 부근에 있는 골이 좁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장기 체류자 12명과 단기 체류자 6명의 뇌의 위치가 약간 정수리쪽으로 어긋나 있던 것도 밝혀졌다.

원인은 무중력 상태에서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척수액이 머리로 쏠려 뇌를 압박해 벌어진 것 같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우주비행사들이 무중력 상태에서 하체에서 상체로 체액이 쏠려 얼굴이 붓고 다리가 가늘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아사히신문은 우주비행사 약 80%가 발사 직후 기분이 나빠지는 ‘우주 멀미’를 경험하게 된다고 전했다. 또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장기 체류한 우주비행사 중에는 물건이 잘 보이지 않는 등 시력 이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뇌의 변형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시력 이상과 관계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지속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미래의 목표로 내건 유인 화성 탐사는 왕복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우주에서의 장기체류가 인체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면 우주를 향한 꿈의 실현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