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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세계와 인천터미널 백화점 소유권공방 승소 확정(종합)

신세계가 인천 남구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소유권을 두고 롯데와 벌인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이로써 국내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5년간 벌여온 법적공방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신세계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개점 후 지난 20년간 지역 상권을 함께 일궈 온 고객, 협력회사 및 협력사원, 직영사원의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롯데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롯데는 "38년간 축적된 유통노하우로 복합문화공간인 ‘롯데타운’을 인천의 랜드마크로 만들어 지역경제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 입점한 브랜드를 모두 승계한다는 방침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4일 신세계가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말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지붕 두 가족 안돼" 소송
1997년부터 인천터미널에서 터미널 건물을 임차해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는 2012년 1450억원을 투자, 터미널 부지 일부에 매장 1만7490㎡를 증축하고 자동차 866대를 수용하는 주차타워도 세웠다. 기존 백화점 건물의 임차기간은 2017년까지였지만 신축 건물의 부지 임차 계약기간은 2031년까지로 길게 맺었다.

그러나 신세계는 인천시가 2013년 1월 터미널 전체 부지(7만7815㎡)와 건물 일체를 롯데인천개발에 9000억원에 일괄매각하자 "하나의 건물에서 신세계와 롯데가 동시에 영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가처분신청을 냈다.

신세계는 가처분이 기각되자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말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신세계는 "인천시가 더 비싼 가격에 터미널을 팔 목적으로 롯데와 접촉했고 비밀리에 롯데 측에 사전실사·개발안 검토 기회를 주는 등 특혜를 줬다"고 주장했다.

1심은 "건물이 롯데에 넘어가도 신세계의 임차권에 당장 피해가 없고 2017년 이후에도 신세계가 증축 건물에서 독자 영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며 롯데 측 손을 들어줬다.

2심은 인천 신세계백화점 건물 및 부지를 롯데 측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한 것이 ‘공유재산법 등 관계법령에 반해 무효‘라는 신세계 주장을 판단하기에 앞서 인천시가 해당부지 매각방법을 당초부터 수의계약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지명경쟁입찰 내지 수의계약절차 중 하나로 진행하기로 해 신세계와 롯데를 포함한 159개 업체에 매수참여기회를 부여했던 점을 주목했다.

이를 근거로 2심 재판부는 “지자체가 일반재산을 입찰이나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는 것은 사적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이 적용되고 수의계약절차에 단순한 하자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수의계약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지자체 수의계약도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 적용"
또 "만일 신세계가 인천시와 최종 면담과정에서 매수의사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지명경쟁입찰로 매각방법이 정해졌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에 부동산 매각과정에서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인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부당한 차별대우를 받았다는 신세계측 주장도 기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는 입찰절차의 무효 여부에 대해 국가 등이 당사자인 공공계약도 기본적으로는 사법상 계약이라는 점을 중시, 절차 위반 등 하자가 있다 해도 하자가 중대할 뿐만 아니라 이를 무효로 하지 않으면 안될 매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무효가 된다고 보는 입장”이라며 “수의계약도 입찰절차와 관련한 종전 판례 입장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을 확인해 준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