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015년 결혼 집단 초혼연령 29.4세
현재 출산율로는 인구 급감 불가피
30대 여성 경력단절 해결도 시급
자료: 통계개발원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초혼연령 30세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낳는 나이도 자연스레 올라가면서 출생아 수와 추가계획자녀 수를 더한 기대자녀수는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인 '인구대체 수준'을 밑돌고 있다. 또 기혼여성 10명 중 1명 꼴로 아이가 한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결혼을 하더라도 육아 등으로 경력단절이 생기면서 30대 기혼여성의 취업자 비중은 20대에 비해 급감하는 모습이었다.
통계청 산하 통계개발원이 20일 발표한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0~2015년 결혼한 집단의 초혼연령은 29.4세로 조사됐다. 이는 1950~1954년 결혼한 인구의 초혼연령(19.1세)를 10세 이상 웃도는 수치다. 1970~1974년(21.9세), 2000~2004년(26.8세) 등 초혼연령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출산율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1950~1954년 결혼한 집단의 출생아 수는 4.49명을 기록한 이후 1990~1994년(2.0명)까지는 2.0명대 수준을 간신히 유지했다. 그러나 1995~1999년(1.93명), 2000~2004년(1.88명), 2005~2009년(1.77명) 등 1.0명대의 초저출산 기조가 지속된 가운데 2010~2015년은 1.32명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현재 낳은 자녀 수와 향후 낳을 것으로 계획하는 자녀 수를 더한 기대자녀수는 2010~2015년 인구대체 수준인 2.1명보다 낮은 2.07명을 기록했다.
결혼하더라도 아예 아이를 낳지 않는 기혼여성들도 늘고 있다. 실제 1980~1984년 결혼한 집단의 무자녀 비중은 2.0%였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5~2009년에는 9.0%까지 치솟았다. 10명 중 1명은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또 앞으로 아이를 낳을 계획이 없는 기혼여성의 비중도 2000~2004년 5.0%에서 2010~2015년 8.2%로 상승했다.
여성이 결혼해 첫 출산이 발생하기까지의 소요기간을 뜻하는 '첫 출산간격'은 1950~1954년 결혼 집단부터 1990~1994년까지 감소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통계개발원 김경용 실장은 " 2000년대 중반 결혼 집단부터 만혼으로 인해 첫 출산간격이 완만하게 감소했다"면서 " 이 시기의 낮은 출산율 유지에 첫 출산간격 증가라는 속도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결혼한 집단일수록 결혼 후 출산까지의 기간이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첫째 출산부터 막내 출산까지의 소요기간을 의미하는 '출산기간'은 1950~1954년 결혼한 집단은 11.4년이었지만 2010~2015년 결혼한 집단의 경우에는 2.2년으로 크게 줄었다.
기혼여성의 취업자 비중은 아동 연령이 높을수록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자녀의 연령이 0세인 기혼여성의 취업률은 27.0%에 불과했지만 1세는 31.9%,2세는 36.6%, 3세는 39.4%, 4세는 41.7%, 5세는 43.4%, 6세는 44.2%로 꾸준히 증가했다. 자녀 연령이 11세가 넘어가면 기혼여성의 절반은 취업해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청년층의 취업자 비중은 20대 후반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나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했다. 결혼 및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24세의 취업자 비중은 남성은 31.7%, 여성은 43.1%로 여성이 11.4%포인트 더 높았다. 25~29세 취업자 비중의 경우 남성 67.5%, 여성은 68.6%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30~34세의 취업자 비중은 남성은 87.1%로 20대 후반(67.5%)에 비해 19.6%포인트 상승하는 반면, 여성은 59.8%로 20대 후반(68.6%)에 비해 8.8%포인트나 감소했다.
남성의 취업자 비중은 노동시장 진입 후 50대 전반까지 90% 내외 수준을 유지하 반면 여성의 취업자 비중은 'M'자 곡선 형태가 뚜렷했다. 여성 취업자 비중이 20대에 정점을 찍고 30대부터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다 40대부터 다시 상승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20대 후반 여성 취업자 비중은 68.6%를 기록했고, 30대 후반은 56.5%를 나타냈지만 40대 후반의 경우 다시 63.6%까지 상승했다.
김 실장은 "2010년에는 30대 전반(56.1%)과 30대 후반(55.2%)의 취업자 비중이 유사하나, 2015년에는 30대 후반의 취업자 비중(56.5%)이 가장 낮아 여성의 경력단절 함몰의 시기는 지연되고, 함몰의 깊이도 완화됐다"고 말했다.
기혼여성의 경력단절 사유로 '결혼'의 비중은 감소하고, '임신·출산' 및 '자녀양육'의 비중이 증가했다.
경력단절 사유로 20대는 '임신·출산'(42.9%)의 비중이 높았고, 30대는 '임신·출산'(45.1%)과 '자녀양육'(9.3%)의 비중이 높았다. 또 50대와 60대 이상은 결혼(69.1%, 68.9%)과 가족돌봄(5.0%, 9.0%)의 비중이 각각 높았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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