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스위스 금융당국서 관련 사건에 100억弗 부과
이번엔 20억유로 넘을 듯
유럽연합(EU)이 UBS, JP모간체이스 등 외환시장에서 담합을 통해 환율을 조작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8개 대형은행에 대한 과징금 부과 절차를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과징금 규모는 20억유로에 육박했던 금리담합 과징금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발생부터 조사까지 10년에 걸친 환율담합 사건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UBS,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JP모간체이스, 씨티그룹, 바클레이스, HSBC를 포함한 8개 대형 은행이 조만간 EU 집행위원회와 4년에 걸친 환율조작 담합사건 조사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논의하게 된다.
이들 8개 은행은 하루 5조3000억달러가 움직이는 외환시장에서 담합을 통해 환율을 조작한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앞서 미국, 영국, 스위스 금융감독 당국은 대형 은행들에 100억달러가 넘는 과징금을 물린 바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대형 금융사들이 낸 벌금·과징금 규모는 3200억달러를 넘는다. 여기에 내년 중 EU 사상 최대 규모가 될 환율조작 과징금까지 더해지게 됐다.
8개 은행 관계자들은 수개월 안에 EU 당국자들을 만나 환율조작 사건을 마무리하기 위한 과징금 등에 관해 협상을 벌일 전망이다.
소식통들은 은행 관계자들이 연초부터 개별적으로 EU 경쟁당국과 접촉해왔다면서 이들이 사건 마무리 첫번째 절차로 관련 증거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8개 은행은 내년 중에 있을 협상에서 과징금 규모를 일부 낮출 수 있다. 혐의를 인정하고 과징금을 물리는 것에 승복하면 10%를 깎을 수 있고, 또 사건과 관련한 EU의 사건보고서에 세부내용이 빠져 피해자들의 추가 소송에서 자사에 불리한 증거들을 희석할 수 있다.
아울러 담합에 나섰더라도 경쟁당국에 먼저 자백한 은행은 과징금 부담을 덜 수 있다.
앞서 금리조작 사건의 경우 내부 고발자들은 선처를 받았다. 바클레이스는 유로금리 조작사건 조사에 협조한 덕에 6억9000만유로의 과징금을 내지 않아도 됐고, UBS는 엔금리 담합과 관련한 조사에 협조해 25억유로 과징금에서 빠져나간 바 있다.
미국은 유럽보다 더 강한 제재에 나서고 있다. 미국 감독당국은 2015년 환율조작과 관련해 바클레이스, 씨티, JP모간, RBS, 뱅크오브아메리카(BoA), UBS 등 6개 은행에 56억달러 과징금을 물리고 관련 직원들을 형사고발했다.
2007년 12월~2013년 1월 환율조작 담합과 관련해 당시 HSBC 외환거래 책임자였던 마크 존슨은 지난달 미국 법원에서 고객들에 대한 사기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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