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전투에서 공을 세웠던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에게 무기를 그만 주겠다고 밝혔다. 쿠르드족 독립세력 확대를 우려하는 터키 측의 끈질긴 요구 때문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24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인민수비대(YPG)’에 더는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명확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말도 안 되는 일을 진작 끝냈어야 했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터키는 YPG를 자국의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지부로 본다. PKK는 터키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도 테러조직으로 분류됐다. 미국은 그간 이슬람 수니파 계열인 IS의 격퇴전에서 쿠르드 민병대 YPG를 지원해 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은 IS 격퇴전 동안 미국의 일관된 입장과는 상반된다.
그간 미국 국무부와 미군은 줄곧 "YPG는 IS 격퇴전에서 가장 효과적인 지상군 병력"이라며 터키의 협력 중단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앞으로 미국이 YPG와 협력을 중단한다면 시리아 북부 쿠르드 지역 아프린에서 군사작전을 검토하는 터키는 부담이 줄게 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여당 정의개발당(AKP) 의원 행사에서 "(시리아) 이들리브 군사작전이 대부분 완료됐고,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아프린"이라고 예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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