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 금융 가속…우리銀에'주목'
내년부터 금융사 복합점포 규제 완화
금융권 복합점포 규제가 내년부터 완화되면서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등 금융지주가 아닌 개별 금융회사들도 보험복합점포를 개설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또 증권사와 보험사만으로 구성된 복합점포 개설도 가능해진다.
2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이 아니어도 복합점포를 만들 수 있으며 그룹(지주사)마다 3개까지 허용되던 복합점포도 5개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먼저 그동안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처럼 은행지주사만 복합점포를 만들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미래에셋대우처럼 지주사가 아닌 개별 은행이나 증권사도 보험사와 제휴한 복합점포를 만들 수 있다.
현재 복합점포는 10개다. KB금융과 신한지주가 각각 3개,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지주가 각각 2개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지주나 금융그룹에 3개까지 허용되던 복합점포는 5개로 확대된다. 지주.그룹이 아닌 개별 금융회사도 5개를 만들 수 있다. 은행.보험사만 입점하거나 증권.보험사만 입점한 복합점포도 만들 수 있다. 그동안은 은행.증권.보험사가 모두 입점한 형태만 허용됐다.
이번 발표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그동안 금융지주사에게만 허용되던 보험복합점포 규제가 풀려 4대 시중은행중 유일하게 보험복합점포가 없던 우리은행도 진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규제가 이렇게 풀릴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해 복합점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서도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 과점 주주들이 있기 때문에 서로 필요하다면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고민도 내비쳤다. "현재 은행을 기반으로 한 방카슈랑스 영업실적이 좋은데 이는 보험사를 가리지 않고 가장 합리적인 상품을 영업했기 때문"이라면서 "복합점포를 구성하게 되면 연계된 회사의 상품을 주로 팔아야 하는데 이 점이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올 3.4분기 누적 기준 8146억원의 수수료 이익을 기록했는데 이중 방카슈랑스가 660억원을 차지한다. 방카슈랑스로 번 돈만 따지면 4대 은행 중 가장 많다.
3곳의 복합점포를 운영해 온 KB금융은 우선 점포를 2곳 더 늘릴 수 있다는 것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복합점포에 대해 회의적인 언론보도가 이어지면서 규제 완화를 예상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빠른 시일안에 점포 위치와 전략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험 영업의 핵심인 객장 밖 영업을 허용하지 않은 탓에 시너지가 적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내점 고객이 갈수록 줄고 있는데 보험사들이 객장에 발이 묶여 있으니 판매 실적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행 10개 복합점포의 시범 운영 기간 보험판매 실적은 1068건, 27조2000억원(초회보험료)에 그쳤다.
불완전판매, 꺾기 등 당초 우려한 논란이 거의 제기 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연구원 임형석 박사는 "앞으로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얼마나 제공하느냐에 따라 생존이 갈릴 것"이라면서 "이런 측면에서 원스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 점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박사는 "업계에서 느끼는 한계나 단점이 분명히 있겠지만 우선은 '첫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시범점포를 운영해가면서 느끼는 어려움을 풀어 나가는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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