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갑수 기자】인천 옹진군 영흥면 소재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내 매립장에서 석탄재가 날리면서 주변지역 농작물 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게다가 해당 지자체인 옹진군에서 개선명령을 내렸으나 개선조치가 되더라도 매립장 면적이 141만㎡로 방대해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인친시와 옹진군은 영흥화력발전소에 대해 매립장에서 석탄재가 날리지 않도록 조치하는 내용의 개선명령을 29일 내렸다고 11월 30일 밝혔다.
영흥화력은 총 6기(설비용량 5080㎿)의 석탄화력발전기를 가동 중으로 수도권 전력수요의 25%를 공급하고 있다. 1일 발전에 사용되는 석탄만 5만여t에 이르고, 발생되는 석탄재는 4만t에 달한다.
영흥화력은 발전소 내에 석탄을 사용하고 난 석탄재를 흙과 섞어 매립하는 형태로 처리하지만 수도권에 위치하다 보니 막대한 양을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어 자체 매립장(141만㎡)을 두고 있다. 이 매립장은 2호기가 사업운전 시작한 2004년부터 운영돼 현재 880여만t의 석탄재가 매립돼 있다.
영흥화력은 석탄재 등의 날림을 방지하기 위해 3∼4년 전 매립지 외곽에 방진막·방품림을 조성했으나 수목이 아직 어린 상태로 울창하게 자라지 않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석탄재를 매립 완료하고 난 뒤 안착하고 복토 등을 통해 다지면 웬만한 강풍이 불어도 석탄재가 날리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매립 완료된 석탄재를 재활용을 위해 파내 재활용공장이 있는 충남지역으로 옮기기 시작하면서, 강풍이 불면 석탄재가 날려 인근에 재배되는 농작물에 피해를 입혔다.
영흥화력은 차량으로 1일 최대 2000t씩, 25t 트럭이 80회 왕복하며 석탄재를 날랐으며 이 과정에서 석탄재 등 비산먼지가 주변지역으로 날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매립장에서 40만t씩 퍼내고 있다.
이로 인해 옹진군 농업기술센터와 마을 부녀회가 김장김치를 만들어 소외계층에 기부하기 위해 재배한 배추 1800포기 등에 석탄재가 쌓여 수학을 포기했다.
옹진군은 영흥화력에 지난 29일 석탄재가 날리지 않도록 개선을 지시하는 개선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매립지가 너무 방대해 에어돔 설치 등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다음부터 안 날아가도록 조치하라는 내용이 전부였다.
영흥화력은 개선명령을 접수하는 대로 강풍에 대한 비산먼지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영흥화력은 개선명령에 앞서 옹진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재배한 배추에 대해 피해보상을 실시했다. 주민들은 다른 농작물에 대해서도 피해를 입었다며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과 옹진군, 주민, 영흥화력은 공동 조사단을 구성해 1일 현장에서 샘플 시료를 채취해 비산먼지 피해 정도와 중금속 오염도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영흥화력은 매립장 석탄재를 내부시설에 저장하는 시설을 오는 2025년까지 갖추기로 하고 내년에 사업 타당성 용역을 추진키로 했다.
영흥화력 인근의 한 주민(65)은 “배추에서 석탄재가 한움큼씩 나오는데 주민들은 아무 대책도 없이 이곳에서 숨 쉬고 살아야 한다는게 답답하다”고 말했다.
영흥화력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개선대책을 마련해 내놓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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