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6시 9분께 인천 영흥대교 남방 약 3.7㎞ 해상에서 급유선 명진15호(336t)와 낚싯배 선착1호(9.77t)가 충돌하면서 낚싯베기 전복돼 승객 13명이 사망하고 선장 등 2명이 실종됐다. 사진은 해양경찰들이 승객 구조 후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는 모습.
【인천=한갑수 기자】인천 영흥대교 남방 3.7㎞ 해상에서 급유선과 낚싯배가 충돌하면서 낚싯배가 전복돼 낚시승객 13명이 사망하고 선장 등 2명이 실종됐다.
인천해양경찰서는 3일 오전 6시 9분께 인천 영흥대교 남방 약 3.7㎞ 해상에서 급유선 명진15호(336t)와 낚시어선 선착1호(9.77t)가 충돌해 낚시어선이 전복됐다고 밝혔다.
낚시어선은 이날 오전 6시께 영흥도 진두항을 출발해 인근 앞바다로 낚시를 가던 중 출발 9분만에 급유선과 충돌했다. 이 배에는 승객 20명과 선원 2명 등 모두 22명이 타고 있었다.
이중 20명이 구조됐으나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이송 중 사망하는 등 13명이 사망했다. 선장 오모씨(70)와 승객 승객 이모씨(57) 등 2명이 실종됐다. 구조자 중 7명은 생명에 이상이 없는 상태로 가천대길병원과 시화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인천해경은 오전 6시 9분께 구조신고를 받고 구조보트를 출발시켜 신고 33분만인 6시 42분에 현장에 도착해 곧바로 구조활동을 벌였다. 해경은 전복 선체 내에서 14명을 구조하고, 주위 해상에서 6명을 구조했다.
인천해경은 구조자와 사망자를 영흥도 진두항으로 인송 후 시화병원과 가천대길병원, 인하대병원 등 4개 병원으로 이송했다.
구조자 13명중 3명은 낚시어선이 전복된 후 빠져나오지 못하고 전복된 선박에 갇혀있었으나 다행히 휴대전화 통화가 가능해 인천해경 구조대와 연락해 무사히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현재 함정 63척과 항공기 11대를 동원해 실종자 2명에 대해 적극적인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해경은 실종자 구조를 마친 뒤 선박의 충돌 경위 등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해경은 두 선박이 영흥대교 교각 사이의 좁은 수로를 통과하려다가 충돌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기상은 북서풍이 불고 있었으며, 풍속은 8~12m, 파고는 1~1.5m, 시정은 1마일(1.6㎞), 흐리고 약간 비가 오는 상태로 배를 운행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날씨였다.
사고를 당한 낚싯배는 정원을 초과하지도 않았고,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아 영업 중이었고, 사고 당시 승객들이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 게다가 신고 후 구조대 출동도 신속히 이뤄졌다.
그런데도 이 같이 인명피해가 커진 데는 현지 해역의 물살이 강하고 겨울철 수온이 차가웠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강한 물살 때문에 승객들이 사고 지점에서 바로 발견되지 않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것도 인명피해를 키운 요인이 됐다.
인천 서구에서 제조업 관련 일을 하는 이모씨(57)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거래처 직원 2명과 함께 배낚시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씨의 부인 강모씨는 낚싯배를 타기 전 전화로 “이제 국밥 한 그릇 먹고 배 타러 간다”는 말을 했다며 “최근에 바빠서 낚시를 통 못하다가 오랜만에 나섰는데 이런 사고가 났다”고 눈시울을 훔쳤다.
사고 실종자의 동료직원라는 한 남성은 “낚시를 즐겨서 주말마다 낚시를 나가는데 갑작스럽게 사고 소식을 들었다”며 “어서 구조돼야 할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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