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를 들면 사용법을 알려주는 이른바 '말하는 소화기'가 출시 7개월여 만에 2만7000대 판매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말하는 소화기는 현직 소방관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 상품화한 것으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인공은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재난예방과에 근무하는 홍의선 소방경(사진)으로, 함께 일하는 백정열 소방장과 함께 개발해 국제특허까지 출원했다.
지난해 9월 경기도가 주최한 직원 아이디어 공모전인 '영아이디어 오디션'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상품화된 후 일반 가정과 대형유통마트 등 전국에 팔려나갔다.
소화기 상단에 음성센서가 있어 소화기를 들면 "1. 안전핀을 뽑으세요" "2. 노즐을 잡고 불쪽을 향하세요" "3. 손잡이 움켜쥐고 분말을 쏘세요" 등 소화기 사용법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각 부위에는 '1. 안전핀, 2. 노즐, 3. 손잡이 표시'가 크게 붙어 있어 음성안내대로 따라만 하면 된다. 또 두 소방관은 말하는 소화기 외에도 '말하는 소화전'까지 개발해 현재 약 1160대가 숙박업소와 오피스텔, 전통시장, 아파트 신축공사장 등에 보급됐다.
말하는 소화기는 현재 특허청 실용실안을 출원한 상태로 판매실적에 따라 판매금액의 2.7%를 로열티로 받고 있으며 소화기는 현재까지 428만원, 소화전은 140만원의 재정수입을 얻었다.
홍 소방관은 말하는 소화기 개발 이유에 대해 "한 설문조사 결과 여성은 80% 이상, 남성은 60% 이상 소화기 사용법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개발하게 됐다"며 "누구나 쉽게 소화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화재를 예방해 보자는 데서 아이디어가 출발했다"고 밝혔다.
두 소방관의 노력 덕분에 말하는 소화기는 별다른 교육을 받지 않아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 시장 반응이 뜨겁다.
홍 소방관은 현재 기존 소화기에 음성센서를 달아 소화기 손잡이를 누르면 사용방법이 작동되는 1세대 말하는 소화기에서, 소화기만 들면 사용법이 나오는 2세대 소화기까지 개발했다. 또 교체주기인 10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까지 장작해 편리함을 더했다.
홍 소방관은 "장애인시설 등 소화기 사용이 어려운 시설에 '말하는 소화기' 설치가 의무화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화재로 인한 위급한 상황에서 말하는 소화기가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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