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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으로 중동 이슬람 국가 반발 우려

"세계 무슬림 도발 부를 것" 사우디 국왕, 트럼프에 전화

대다수 국가 지도자들의 우려에도 불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이하 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할 방침이다. 이로 인해 인근 이슬람 국가들의 격렬한 저항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오후 1시(한국시간 7일 오전 3시)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미 대사관을 이스라엘로 옮기는 작업을 국무부에 지시할 계획이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대사관 이전 여부를 지난 4일까지 정할 계획이었으나 잠시 보류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지난 1995년 제정된 '예루살렘 대사관법'에 따라 6개월마다 이전을 보류하는 문서에 서명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앞서 지난 6월 한차례 연기한 바 있다.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으며, 이번 수도 인정으로 인해 트럼프는 대선 공약을 지키면서도 공식적인 대사관 재배치는 다소 늦출 수 있게 됐다고 WSJ은 풀이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사관 이전 과정이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새 건물 건축에만 3~4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는 중동 평화교섭에 대한 장기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과 제이슨 그린블라트 중동특사가 아랍 및 이스라엘 관계자들과 최근 몇달동안 평화교섭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왔다고 전했다. 또 최종 제안서를 제출하는데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이번 발표 내용에는 장기적인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미국 대사관의 물리적 위치는 평화 협상에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사관 이전에 환영의사를 밝힌 이스라엘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중동 국가 지도자들은 우려의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통령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막기 위해 세계 지도자들과 접촉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살만 사우디 국왕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사관 이전이나 예루살렘의 수도 인정이 "전세계 무슬림들의 도발을 촉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