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북-유엔 의사소통 정례화 합의.. 北 ‘대화모드’로 전환하나

유엔 사무차장 대화 촉구.. 北 공감 표하며 평화공세
러, 북미대화 중재에 적극.. IOC 위원장도 방북 추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대화'모드로 전환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걸음도 바빠졌다. 최근에는 유엔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4박5일간의 방북을 마치고 귀국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은 북한 당국에 '긴급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대화 중재를 요청한 바 있어 관련 내용이 주목된다.

러시아 외무부는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북·미 간 대화를 주선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내년 초 신년사를 통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후 본격적인 평화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면서 우리 정부와 북한, 미국의 선택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北 오판 줄이기 방점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 중간 국가들의 적극 중재는 우선 북한의 오판을 막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유엔 고위급으로서는 6년 만에 방북한 펠트먼 사무차장은 북한 관계자들을 만나 오판에 따른 충돌위험을 줄이기 위해 긴급하게 대화채널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도 이에 대한 공감대를 표하며 본격 평화공세에 나서는 분위기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일 '유엔 부사무총장(사무차장)의 조선방문과 관련한 보도'에서 "우리와 유엔 사무국 측은 앞으로 각이한 급에서 내왕을 통한 의사소통을 정례화할 데 대하여 합의했다"고 전했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지난 6일 박명국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난 데 이어 7일에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대사,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동했고 8일에는 평양 어린이식료품공장과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 등을 방문한 것으로 보도됐다.

러시아의 중재는 더욱 명확하고 적극적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8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한 뒤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이를 지원,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무엇보다 자국의 체제안전 보장과 관련해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러시아가 이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표면적으로는 평창올림픽 참가 독려 차원이지만 북한을 국제사회로 다시 불러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바흐 위원장의 방북이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결정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추가 독자제재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11일자로 북한 단체 20개 및 개인 12명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기로 했다.
우리 기업과의 거래가 사실상 끊어진 만큼 실효성보다는 상징성에 초점을 둔 조치다.

제재대상 단체는 라선국제상업은행, 농업개발은행, 제일신용은행, 하나은행, 국제산업개발은행, 진명합영은행, 진성합영은행, 고려상업은행, 류경상업은행, 조선컴퓨터센터, 조선아연공업총회사, 대원산업회사, 송이무역회사, 려명해운경영유한책임회사, 조선금별무역, 능라도룡악무역회사, 조선남남협조회사, 조선능라도선박회사, 대봉선박회사, 조선유성선박회사 등이다. 개인 제재대상의 경우 김수광(주벨라루스 정찰총국 요원), 김경혁(제일신용은행 소속, 중국 소재), 박철남(제일신용은행 소속, 중국 소재) 등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