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이후 아랍, 이슬람진영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 정상들의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첫 유럽 순방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네타냐후 총리와 이날 회동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국제법에 어긋나고 평화 협상에도 위험하다"며 "총리가 현재의 막다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팔레스타인인들을 다루는데 용기를 보여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는 미국에 의해서만 결정되는게 아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자들 모두의 능력에 달려있다"며 팔레스타인 내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단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파리가 프랑스의 수도인 것처럼 예루살렘은 3000년동안 이스라엘의 수도였고 성경에도 나와있다"며 "우리가 당신의 역사와 선택을 존중하는 것처럼 당신도 우방으로서 우리를 존중한다고 알고 있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이 현실을 빨리 파악할수록 우리는 평화를 향해 더 빨리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설전은 다음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의가 긴장된 분위기에서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회의에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협정 및 2개 국가 해법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AP통신은 "이 회의가 이스라엘과 미국이 한 편, 유럽과 팔레스타인이 또다른 편으로 '떠오르는 균열'로 보이는 전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역시 이날 이스라엘을 '테러리스트 국가'라고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서 가진 연설에서 "팔레스타인은 아무 잘못이 없는 피해자이고 이스라엘은 테러리스트 국가"라며 "우리는 아이들을 죽이는 국가에 예루살렘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도 아랍·이슬람 국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따랐다.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는 미국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온라인을 통해 일어나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