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난징대학살 80주년 맞아 일본과의 관계 개선 모색
영유권분쟁 악감정도 시들.. 올 상반기 수입 점유율 8.9%
내년엔 9% 돌파 가능성 높아.. 온라인 해외직구도 2위 올라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일전쟁으로 역사적 반감이 깊은 중일 관계 속에서도 일본의 중국시장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13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장쑤성 '난징대학살 희생 동포 기념관'에서 열리는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식에 시진핑 국가주석을 포함한 중국 당정 주요 지도자가 대거 참석했다. 올해로 4회를 맞는 난징대학살 국가추모일 기념식에 시 주석이 참석한 것은 2014년 첫 행사 이후 3년 만이다.
지난 2012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으로 중일간 감정 악화가 정점을 찍은 뒤 냉랭했던 양국 관계는 이번 난징대학살 8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분위기다. 더구나 일본의 제품 기술 경쟁력이 뛰어난 데다 중국 소비자들의 '정치는 정치, 경제는 경제'라는 구매성향과 한.중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갈등에 따른 일본의 반사이익이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中정치리스크 극복한 일본기업
지난 2012년 센카쿠 영유권분쟁을 겪은 이후 일본의 중국시장 진출은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논리와 별개로 경제논리가 작동하면서 일본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가 발간한 '2017년 상반기 중국의 경제무역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2017년 상반기 중국 수입시장에서 점유율 9.4%로 선두를 유지한 가운데 일본이 2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은 2012년 센카쿠 분쟁을 겪은 이듬해인 2013년과 2014년 연속 8.3%를 기록하며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15년 8.5%를기록한 데 이어 2016년에는 9.2%를 기록했으며 2017년 상반기에는 8.9%를 기록해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13년 9.4%에 이어 2015년과 2016년 각각 10.4%와 10% 등 두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엔 9.4%에 머물러 간신히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올해 하반기 한국에 대한 중국의 사드보복이 지속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에도 한국의 점유율이 둔화되는 반면 일본이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일본의 중국내 수입점유율은 9%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日제품, 中온라인시장도 약진
난징대학살 80주년으로 중국내 반일감정이 고조되더라도 일본의 중국시장내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센카쿠 영유권분쟁을 겪으면서 일본기업들이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화 전략에 대한 학습효과를 체화한 데다 일본 제품의 우수한 경쟁력 및 사드갈등에 따른 반사효과가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본 제품의 우수성과 한중갈등에 힘입어 한국과 경합을 이뤘던 일본산 자동차, 화장품,기저귀 등 주요 품목들이 줄줄이 대약진하고 있다.
특히 한류붐을 타고 중국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것으로 평가돼온 한국산 화장품과 관광 분야에서도 일본에 밀리는 모양새다.
관광분야의 경우 지난 10월 1일부터 8일까지 중국 황금연휴인 국경절과 중추절 기간에 해외여행을 떠난 중국인 수는 600만 명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5.1% 늘었다. 중국인 여행객들은 모두 88개국 1155개 도시로 여행을 떠났으며,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태국, 일본, 싱가포르가 뽑혔다.
중국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가 확산되는 가운데 온라인 구매시장내 일본의 약진도 거침없다.
중국 검색 포털 사이트 넷이즈가 구축한 해외 직구 온라인 플랫폼 '카올라'가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집계한 중국소비자들의 국가별 온라인 구매 순위에 따르면 유럽(EU)과 일본이 1,2위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3.4분기 기준으로 EU가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일본이 2위, 미국이 3위, 한국과 호주가 4,5위다.
'왕이 카올라몰'의 왕샤오 부총재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글로벌 최대 규모로 부상하는 게 주요 소비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한국의 경우 카올라에서 국가별 순위 4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일본 미국 유럽 호주 등과 비교하면 판매성장률면에서 한국기업들이 분발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화장품 분야의 경우 한국 제품은 마스크 제품에 너무 쏠려 있으며 가격도 싼편에 몰려있다"고 말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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