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기업 채권 한곳에 모으는 '정보플랫폼' 역할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8일 서울 역삼동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기업구조혁신지원센터 출범식에서 1일상담사를 하고 있다. 기업구조혁신지원센터는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8개 은행, 캠코, 성장금융과 양해각서를 맺은 '기업구조혁신펀드'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맞추는 정보업체 역할을 한다. 왼쪽부터 문창용 캠코 사장, 최 위원장, 한채아 홍보대사. 연합뉴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여러 곳에 나눠진 중견.중소기업의 채권을 한곳에 모으는 '기업구조혁신지원센터'라는 정보플랫폼을 만든다. 이 플랫폼은 자율협약 및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기업들이 사모대출펀드(PDF) 또는 사모투자펀드(PEF)로부터 자금을 원활히 조달받을 수 있도록 구조조정 중개터가 된다.
구조조정 기업이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추진할 때 여러 채권금융기관의 이해관계들로 인해 구조조정 속도가 지연되는 점을 감안해 캠코가 만든 플랫폼을 통해 구조조정 기업의 채권을 한곳에 모을 계획이다. 구조조정 기업의 개선이 불확실하다는 인식 때문에 PEF 등이 투자를 꺼리는 점을 감안해 1조원 규모의 구조조정 펀드를 만들어 PDF를 구성해 자금지원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PEF, 기업 구조조정 '백기사' 돼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8일 서울 역삼동 캠코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기업구조혁신 지원방안 추진 간담회에서 "사드사태와 해운.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구조조정 기업뿐 아니라 그 협력업체로 부실이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며 "자본시장이 주요 산업의 글로벌 트렌드를 모니터링하고 기존 굴뚝산업이 4차산업으로 탈바꿈하도록 혁신을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PEF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기업을 인수하고 육성한 뒤 매각하는 '백기사' 역할을 하는 만큼 회생기업과 워크아웃 기업의 가능성도 봐달라는 것이다.
MBK파트너스가 일본 주얼리업체인 다사키를 재무난에도 불구하고 인수해 재성장시킨 다음 상장케 한 사례도 있다. 다사키는 주주들의 요구가 많아진다는 이유로 MBK파트너스가 지분을 되사도록 요청해 상장폐지를 했다. MBK파트너스의 기업육성 노하우를 믿었던 것이다.
이 같은 사례가 국내에서도 자리잡을 수 있도록 캠코가 27개 기업구조혁신 지원센터를 두고 온라인으로 연결시켜준다. 지원센터는 투자자(LP)에게 구조조정 기업의 정보를 제공하고, 해당기업에는 적격투자자를 물색해준다. 자금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매칭' 역할을 하는 셈이다.
우선 자율협약(B등급).워크아웃(C등급) 기업에 적격 LP와 정부의 재기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플랫폼Ⅰ'이 만들어진다. 이어 회생법원과 양해각서(MOU)를 맺어 회생절차 기업(D등급)의 정보를 LP들에 제공하는 '플랫폼Ⅱ'도 추진한다.
캠코는 이런 플랫폼으로 여러 채권금융기관이 보유한 중견.중소기업 채권을 사들여 'DIP(Debtor In Possession.기존 경영권 유지) 금융'을 제공한다. 기업의 부동산 등을 사들여 재임대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S&LB)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올해 DIP 금융과 S&LB 예산은 각각 1500억원이다.
■투자자와 신규자금 동시 지원
구조조정 펀드는 일부 PDF를 만들어 한도성 여신을 공급한다. 한도성 여신은 영업에 필요한 당좌대출, 할인어음, 무역금융, 외상매출담보대출 등이다. 회생절차 중소기업은 캠코의 DIP 금융을 활용하거나, 서울보증보험이 구조조정 기업당 최대 150억원의 이행성 보증(RG)을 지원해 한도성 여신을 확보할 수도 있다.
구조조정 펀드는 1조원 규모로 구성되며 이번 펀드 구성을 위해 산업.수출입.기업.우리.농협.하나.국민.신한 등 8개 은행 등이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출자는 내년 2월 말까지 5000억원을 출자한다.
펀드에 먼저 돈을 붓는 방식이 아니라 캐피털콜(capital call.한도 내에서 자금수요가 있을 때마다 돈을 붓는 것) 방식이다. 1조원 규모 이상의 모펀드가 자펀드의 50%만 출자하는 구조다. 자펀드의 나머지 50%는 민간투자자(민간 LP)를 모집해야 한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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