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정인홍 정치부장]
"'통합신당’이 여론조사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다. 기득권 정치를 깨부수는 개혁을 기필코 이뤄내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통합’에 자신이 있었다. 바른정당과 함께 합리적 개혁세력의 힘을 모으면 양극단 기득권 정당 구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그는 “통합의 효과가 각종 언론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며 “국민적 지지를 받으면 다음 총선 때는 지지율 1위로 올라설 만큼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당내 통합을 반대하는 쪽에서도 통합의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며 “단지 ‘보수’에서 파생된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호남민심이 이탈할까 우려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안 대표는 그러나 통합 반대파의 우려와는 달리 호남 민심도 통합을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호남 당원이 절반 이상인 전당원투표에서 74.6%의 찬성으로 대표 재신임을 확인시켜 준 것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호남 주민들도 호남이 지켜낸 민주주의 정신이 전국으로 뻗어나가기를 바라고 있다”며 “영호남을 화합시키는 정당이 탄생되면 대한민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 대표는 지방선거와 개헌투표를 앞두고 있는 올해를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밀리면 죽는다는 각오로 이념, 정당, 정파를 뛰어넘는 ‘범개혁정당’을 만드는 스크럼을 짜겠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포함해 당이 필요로 하는 무슨 일이든 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안 대표는 출범 7개월째를 맞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국민소통에 대한 의지와 감성적인 행보를 높이 평가한다"며 "그러나 '우왕좌왕' 외교로 혼선을 빚는 등 국가가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안보가 불안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는 대외적 시점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 수 있기에 환영한다"면서도"북핵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등위협에 대해선 정부가 미국과 공조해 확실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로드맵은.
▲오늘 양당의 대화 창구라고 할 수 있는 '통합추진협의체'가 공식 출범했다. 이 창구를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의하면서 구체적인 일정을 잡아가겠다. 이와 함께 국민의당은 저희 당 나름대로 통합을 위한 전당대회를 여는 절차들을 차례차례 밟아 가겠다.
―안철수의 '통합 비전'은 무엇인가.
▲'개혁'이다. 개혁해야 할 상대는 기득권이다. 갈수록 심화되는 사회 양극화 현상 등 모든 악의 근원이 기득권 정치에서 비롯되고 있다. 진보, 보수 양 극단으로 나뉜 정치가 자신들의 이념과 진영 이익을 위해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은 변화의 열망을 담아 다당제를 선택했다. 다당제는 기득권 정치를 몰아내고 개혁할 수 있는 발판이다. 그러나 여전히 거대 양당으로 인해 중도개혁의 소수정당은 설 자리가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협치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고, 자유한국당은 바른정당 의원들을 빼가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 다당제를 지키기 위해선 합리적 개혁세력이 뭉쳐 외연을 확대하고 힘을 키우는 길 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소멸된다. 그래서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한다.
―중도세력에 대한 유권자 호응을 어떻게 얻을 것인지.
▲우선 중도라는 이야기를 잘 쓰지 않으려 한다. 중도라고 하면 보수나 진보처럼 이념적 잣대로 볼 수 있다. 국민의당은 기존 기득권 정당과는 다른 이념을 갖고 있다. '개혁정당', '문제해결 정당'으로 불러달라. 개혁정당에 대한 민심은 이미 드러났다. 지난 총선때 26.74% 득표율로 2등을 했다. 민주당 보다 앞선 정당 지지율이었다. 지난 대선 때도 저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합을 보면 총선 때 보다 오히려 더 늘어났다. 어떤 분들은 현재 우리당 지지율만 보고 하락한 것이 아니냐고 말씀하시는데 그렇지 않다. 크게 3영역으로 본다면 지지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언젠가는 폭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현실화 된 것이 프랑스의 마크롱이다. 더이상 프랑스 만의 일이 아닌 전 세계적인 일이 될 것이다.
―통합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봉합시킬 복안은.
▲당내 통합을 반대하는 쪽에서도 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 그럼에도 통합을 반대하는 것은 보수정당인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인한 호남민심 이탈을 크게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당원투표를 제안했다. 호남 당원이 절반 이상이니 일반 여론조사 보다도 훨씬 호남민심을 잘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 74.6%의 찬성으로 재신임이 확인됐다. 저를 당대표로 선택해줬던 2만9000여 당원보다 월등히 많은 4만5000여 분이 재신임 해줬다. 당이 전국으로 뻗어나가야 호남 정신도 전국으로 확산된다. 그래야 이념과 지역을 넘어선 국민 모두의 민주주의가 완성 된다. 이런 통합의 가치와 효과를 더 적극적으로 설명드리며 통합을 추진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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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던 자유한국당과의 관계설정은.
▲한국당은 기득권 수구세력이다. 범개혁정당이 이겨야 할 극복 대상이지, 통합의 대상이 아니다. 다만, 원내에서는 협치 상대다. 국민의당은 문재인 정부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잘못된 국정운영은 바로잡는다는 기조를 가져왔다.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한국당과 협조해야 할 사안도 있을 것이다. 특히 국민의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선거제도개편이나 개헌은 모든 교섭단체 정당들의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6·13 지방선거에 대한 전망은.
▲‘통합신당’이 가장 큰 변수다. 국민의당이 외연확대를 통해 개혁정당으로 자리매김하고 국민적 지지를 받게 되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을 주도할 수 있다. 기득권이 무너지고 개혁의 바람이 부는 대한민국의 정치의 새롭고 거대한 변화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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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출마하나.
▲통합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와 개헌을 이뤄내는 것이 우선이다. 서울시장 출마 여부는 통합신당이 만들어지고, 당이 필요로 한다면 무슨 일이든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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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동시 개헌투표 추진 방향은.
▲국민과 함께 하는 개헌, 민심 그대로를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편은 국민의당의 핵심 과제이자 다당제의 제도적 정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지방선거 승리와 함께, 그 모두를 이뤄낼 수 있도록 당력을 총집중할 것이다. 만약 민주당이 ‘청와대 개헌’을 한다면, 권력구조 개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민의에 반하게 된다. 또,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 유불리를 따져 민심을 저버리고 개헌에 동참하지 않는 것도 민의에 반하는 것이다. 개헌은 시대정신이다. 결국, 국민의 뜻에 따라, 국민과 함께 하는 개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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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서민 정책'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
▲이번 최저임금 인상 관련해서도 계속 문제제기 하고 있다. 결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에게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최저임금의 점진적 인상에는 누가 반대하겠냐마는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다 보면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는 역효과가 나온다. 실제로 저희가 많이 접하는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워낙 많이 하고 계신다. 벌써 아르바이트 인원을 줄이고, 자동화기기를 늘리는 분들이 많다. 앞으로 두 세달 후면 이런 현상이 더 확대될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저희는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나름대로의 대안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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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국정 운영과 문재인 대통령 리더십에 대한 견해는.
▲문 대통령의 국민소통에 대한 의지와 감성적 행보를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국가가 최우선으로 지켜야할 안보가 불안해졌다. 북핵과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성과를 만들어내야 할 한중정상회담은 공동성명 발표조차 없이 빈손이었고, ‘굴욕외교’라는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한미동맹도 불안하다. 대화와 제재를 두고 사안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시각차를 보이거나,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두고도 말이 달랐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는 동북아정세에 기반한 외교정책기조가 부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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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민생정책 평가를 해 달라.
▲지난 7개월 동안 인기영합의 보여주기식 정책드라이브로 사회 곳곳에 갈등과 분란만 일으켰다. 가장 큰 문제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노동 문제다. 이상적으로는 비정규직 개선이 필요하고, 최저임금도 인상해야 맞지만, 정교한 대비책이 없이 이상이 앞섰다. 결국,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노사갈등에 ‘노노갈등’을 일으켰고, 기간제 교사 정규직 전환 좌절에서 보듯이 ‘희망고문’만 안겼다. 최저임금의 과도한 부담은 노동집약 기업들로 하여금 공장폐쇄나 해외이전, 고용축소 등으로 선제적 대응을 하게 했다. 최저임금위원장마저 대선공약 재검토를 언급했다. 결국,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이었는지 국민들이 되묻고 있다. 좋은 뜻을 가진 정책도 현실적 대안과 구체성이 없으면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정책의 잘못을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전문가들의 검토와 이해관계자들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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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당시 위안부 관련 이면합의 사실이 드러났는데.
▲이면합의는 분명히 잘못됐다. 피해자뿐만 아니라 국민을 속인 것 아닌가. ‘피해자 중심주의’가 핵심이다. 저는 위안부 협상은 당사자, 생존자 분들이 살아계시기 때문에 당사자들과 합의를 바탕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대선 때부터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현 정부는 지난 일들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기 이전에 치밀한 외교전략이 필요했다. 그 지적을 넘어서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이 없었다. 그러한 전략적 고려 없이 이면합의부터 공개하다 보니, 외교적 신뢰가 떨어지고 한일관계도 악화 일로에 놓여버렸다. 또, 앞으로 재협상을 추진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놓이게 됐다. 아마추어적인 외교 결과다. 지금이라도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을 즉각 교체하고, 이상이 아닌 현실에 입각해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기민한 외교를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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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을 정리하면서 전반적 소회와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컷'을 꼽는다면.
▲국민 모두가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부패정권을 탄핵하고, 위대한 민주주의 역사적 진전을 이끈 것은 국민이다. 이제 무너진 정의를 바로 세우고, 개혁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정치는 기득권, 구태정치에 머물고 있어 사회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정치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 기억에 남는 ‘한 컷’을 뽑아야 한다면,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비오는 날인데도 우산 쓰고 어린 아이들 손잡고 투표하러 왔던 부부가 기억에 남는다. 그저 “우리 아이들 조금 더 좋은 세상에서 살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국민들이 진정 바라는 것이다. 저 역시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겠다고 정치를 시작했다. 그 초심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 올 한 해 대선 후보 출마, 당 대표 선출, 통합 추진을 거치며 더 커지고 간절해졌다.
기득권이 장악한 대한민국 정치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늘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왔던 대한민국 국민을 믿는다. 국민께서도 믿고 지지해 주길 바란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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