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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난 차량에 앉아있다 들이받혀…法 "피해자 일부 책임 있어"

사고 난 차량에 앉아있다 들이받혀…法 "피해자 일부 책임 있어"

사고 난 차량에 앉아있다 뒤이은 차량에 부딪힌 동승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7단독 서봉조 판사는 A씨가 B보험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A씨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2013년 12월 한 지방 소도시 장례식장 부근에서 차량 4중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한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방음벽을 들이박았고 이어오는 차들도 피하지 못해 잇달아 부딪혔다. A씨는 딸이 운전하던 차량에 함께 앉아 있다 앞 차량을 부딪쳤고 이어오는 차량에 뒷부분을 충격받았다. A씨는 경추의 염좌와 긴장 등의 상해를 입었다. 특히 A씨는 차 사고 이후 시력이 감퇴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고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B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A씨의 책임도 20%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의 딸도 앞서 선행 사고를 야기했고 뒤이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사고 당시 A씨 차량이 위험한 상태로 정차됐다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등 스스로 안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주장한 사고로 인한 시력감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고 이후인 2014년 2월 안과 진료기록을 보면 시력이 회복돼 사고와 관계없이 안과 질환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의학회의 진료감정에서도 사고 기여도를 5%이하로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재판부는 상해로 인한 병원비와 위자료를 포함해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