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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평창 계기로 찾아온 남북 해빙기…남남갈등 우려 목소리도

北 사전점검단 1박2일이 남긴 것
北 참여로 세계인 이목 집중 "평화올림픽 개최" 기대감 확산..현송월에 과한 '스포트라이트'
단일팀 문제 맞물려 논란 확산..文대통령 직접 설득 나서 "대화 이어가도록 힘 모아달라"

[이슈분석] 평창 계기로 찾아온 남북 해빙기…남남갈등 우려 목소리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왼쪽)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2일 오후 서울 장충단로 국립극장을 방문해 해오름극장 시설 내부를 점검한 뒤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슈분석] 평창 계기로 찾아온 남북 해빙기…남남갈등 우려 목소리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서울역에 도착한 22일 한 보수단체가 인공기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 화형식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이슈분석] 평창 계기로 찾아온 남북 해빙기…남남갈등 우려 목소리도

【 강릉(강원)·서울=공동취재단 임광복 김은희 기자】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2일 1박2일의 일정을 마쳤지만 '평화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과도한 스포트라이트에 대한 반발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평창올림픽은 27년 만에 국제경기 남북 단일팀, 11년 만의 공동입장, 28년 만의 공동응원 등 평화올림픽을 위한 준비가 빠르게 진행됐다. 현 단장이 경의선 육로로 방남하면서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2년여간 끊겼던 통행이 재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 단장에게 과도하게 관심이 집중되면서 과잉 의전, 보수단체의 격렬한 반발 등 남남갈등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한반도기 공동입장 등 논란이 커지자 대국민 호소로 설득에 나섰다.

■전문가들 "평화로운 올림픽이 우선"

전문가들은 일단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성공할 수 있게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북관계뿐 아니라 미·중·일 등 주변국과의 조율도 만만치 않다. 미·중·일·러 정상 중 평창올림픽 참가를 공식화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여기에 현 단장 방남과 다양한 오해 등으로 남남갈등이 커질 경우 오랜만에 마련된 해빙무드가 깨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평창올림픽 이후에는 북핵·미사일뿐 아니라 한.미 군사훈련 등 산적한 문제도 향후 남북대화로 넘어야 할 과제다.

박정진 경남대 교수는 "올림픽이 중요한데 현 단장의 1박2일간 동선이 조명을 받는 지금 상황은 아쉽다"며 "평창올림픽이 국제사회에 더 많이 알려지고, 성공적으로 치러지는 것이 중요하다. 올림픽이 잘되면 남북관계의 후속타가 나오고 주변국의 지지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 단장은 지난 21일 강원 강릉 황영조기념체육관과 강릉아트센터를 점검할 때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22일 서울에 오자마자 보수단체의 반발집회를 마주쳐야 했다. 현 단장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남남갈등이 극명하게 보여지는 장면이다. 사전점검단이 서울역을 빠져나가는 도중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 등 50명은 현송월 방남 반대집회를 열고 북한 인공기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진을 불태웠다. 시위대는 평창올림픽 공동입장 시 사용할 한반도기를 찢기도 했다.

사실 올해 1월 1일 김정은 신년사에서 시작된 남북 해빙무드는 남북 고위급회담(9일)부터 현 단장 방남(21~22일)까지 속도전을 보이며 급물살을 탔다. 평창올림픽에 시들했던 관심이 북측의 참가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왔다. 올림픽에서 남북 첫 단일팀을 이루고 북한 선수가 추가 출전하는 데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전폭적 지원의 힘도 컸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국제사회 중재로 북한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12명 등 5개 종목에서 22명의 선수를 평창올림픽에 파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남남갈등 우려 文대통령이 직접 설득

하지만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한반도기 공동입장 등 관련 논란이 지속되자 대통령이 직접 설득에 나섰다. 특히 주 지지층인 20.30세대가 단일팀 구성의 불공정성 등을 이유로 크게 반발하면서 청와대는 당황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 모두가 특별한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있더라도 이해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 마련에 집중하면서 여론 악화를 미처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바람 앞에 촛불을 지키듯이 대화를 지키고 키우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 대국민 호소를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대화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낙관할 수 없다"며 "만약 그것만으로 끝난다면 그 후에 우리가 겪게 될 외교·안보상의 어려움은 가늠하기가 어렵고, 또다시 대화 계기를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관계가 당장 전향적 결과를 내기 어려워 대화를 이어가는 지속적인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았다. 3월까지는 평창올림픽.패럴림픽으로 해빙무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4월이 되면 한.미 연합훈련 문제 등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협상이 진전을 보여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동결할 경우 한.미 연합훈련 축소 등 다양한 카드가 나올 수 있다"며 "이 같은 과정에서 한·미·중 간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lkbms@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