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안팎서 재결합 요구 나와.. 文 “좋은관계” 발언도 한몫
친문, 갈등 촉발 우려 무대응
야권발 정계개편이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면서 여권 내에서 국민의당 탈당파 의원들에 대한 언급이 부쩍 늘고 있다.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에 대해 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협치 노력을 주문한데 이어 여당 내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이 이어지는 것이다.
추미애 대표는 1월 30일 당내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당 탈당 의원들을 받아들이는 문제는) 당 대표인 제가 결정하는 게 아니고,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들에 물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탈당 의원들의 합류가)'우리 정당의 정체성에 반한다, 물을 흐릴 수 있다, 민주당과 맞지 않는다'고 하면 당원들이 반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추 대표의 언급은 통합 문제 관련 당내 여론을 먼저 묻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당 지도부 중 재통합을 언급한 첫 발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김영진 의원도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평화당'(민평당)에 대해 "이념적 스펙트럼으로 보면 민주당과 공통점이 더 많다"며 "햇볕정책을 존중하고 평화를 중시하는 등 여러 부분에서 중도개혁 이상의 개혁적 정당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의당 의원들과 우리당이 좋은 관계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건강한 관계설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야권발 정계개편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의석수나 원내1.2당의 지위, 국회의 역학관계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민주당은 121석으로 아직까지는 원내 제1당이지만 이같은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최근 박인숙 의원이 바른정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한국당(117석)과는 의석수가 불과 4석 차이로 좁혀졌다.
당안팎에선 원내 1당 지위를 지키기 위한 해법으로 신당을 추진중인 국민의당 호남중진 그룹과의 재결합 요구도 나오고 있다. 호남계 의원들이 16∼ 20석 안팎의 의석수가 예상되는 만큼 여권발 통합을 통해 최대 140석 안팎으로 몸집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호남 탈당파와의 통합론이 무르익은 것은 아니다. 당 내부 의견은 여전히 반대 여론이 더 많아 보인다.
친 문재인 진영에선 아직 별다른 입장이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친문 진영의 이같은 태도는 과거 20대 총선에 앞선 분당 갈등 과정에서 쌓인 감정적 앙금만의 문제가 아니다.
호남 의원들의 민주당 합류는 당내 비주류 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주류 비주류간 갈등 확대로 불똥이 튈 수도 있다.
여권의 관계자는 "친문 주류의 입장이 강경해 인위적인 정계개편 가능성은 앞으로도 없어 보인다"며 "지방선거 이후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반면에 우상호. 설훈 등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꾸준히 국민의당과 통합론을 제기했다.
우 의원은 지난해부터 "121석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을 뒷밭침 할 수 없다"며 국민의당과 통합론을 강조하고 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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