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혁신성장정책 소개하며 한·중 기업교류 필요성 강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2일 중국 베이징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제15차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갖고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합의의사록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1년9개월 만에 열린 한.중 경제장관회의의 성과는 사드 배치 이후 멀어진 양국의 경제협력을 복원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한국의 사드 배치로 불거진 중국의 경제보복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또 양국은 정부.연구기관.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정책대화를 활성화하고 중점사업 리스트를 만들어 제3국 공동진출과 금융지원 확대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회의에 앞서 중국 혁신성장의 메카인 베이징 중관춘을 방문해 이곳의 성공비결을 직접 듣고 혁신성장 관련 한국과의 교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2일 한.중 경제장관회의에 앞서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구인 중관춘을 직접 찾았다. 중관춘은 1980년대 전자상가에서 시작됐으며 현재 IT, 바이오 등 2만여개 첨단기업이 입주해있다. 중국 IT 기업인 레노버, 샤오미 등이 모두 중관춘에서 출발했으며 지금도 하루 평균 1.6개의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이 탄생하고 있다.
김 부총리의 중관춘 방문은 방중일정 중 가장 주목받는 행보였다. 한.중 경제장관회의 전에 한국기업인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거나 중국경제계의 주요인물들을 만나는 것은 고위급 방문 시 정해진 일정이다.
그러나 중국 혁신성장의 핵심인 중관춘을 직접 방문했다는 것은 혁신성장에 대한 김 부총리의 관심도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김 부총리는 평소 혁신성장 필요성에 대한 언급을 많이 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새 정부 들어오고 소득주도성장과 증세가 경제의 모든 이슈였다.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혁신성장이 함께해야 잠재성장률이 높아지고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는 것.
올해는 본격적으로 혁신성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올해 경제정책 방향의 큰 축의 하나로 혁신성장을 꼽았고 혁신성장 주요대책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중관춘에서 중국기업인들에게 한국의 혁신성장 3대 추진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규제 샌드박스 등 유연한 규제와 신속한 재정지원체계 구축, 10조원의 혁신모험펀드 조성 등 신산업 생태계 구축 및 사회안전망 강화, 기업 간 협력 및 부처 간 칸막이 제거 등이다.
김 부총리는 또 중관춘의 성공요인으로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철폐 및 지원, 대학-기업 창업 유관시설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공간, 성공한 기업들이 투자펀드를 조성해 롤모델을 제시하는 선순환 벤처 생태계를 꼽았다. 김 부총리는 "우리도 중관춘과 같이 혁신성장을 주도할 선도 거점으로 판교밸리를 적극 조성해나갈 계획"이라며 "한·중 양국 정부와 기업이 서로 교류하며 혁신.창업의 열기가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4차 산업혁명의 중요 기술기반으로 떠오르는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서도 양국의 협력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부총리는 간담회에 앞서 자이리신 중관촌 관리위원회 주임의 안내로 입주기업의 제품 전시관 내 인공지능(AI), 드론 등 첨단기술을 둘러봤다.
김 부총리는 창업자원을 매칭해주는 인큐베이터인 처쿠 카페를 방문해 창업을 준비 중인 중국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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