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사진작가 블라디미르 미구틴이 적외선 카메라로 체르노빌 지역을 촬영했다./보어드판다 갈무리
적외선 필터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느낌의 사진을 촬영할 때 종종 사용된다.
러시아의 사진작가 블라디미르 미구틴은 적외선 카메라를 들고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로 향했다. 체르노빌은 지난 1986년 원자력 발전소 화재로 방사능이 유출돼 폐허가 된 지역이다.
블라디미르는 "1986년에 나는 다섯 살이었고 체르노빌 참사가 발생했을 때 가족들과 소비에트 연방을 떠났다"며 체르노빌을 작품의 배경으로 선택한 것을 자연스러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체르노빌은 그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곳이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가 촬영한 체르노빌 사진 한 컷./보어드판다 갈무리
체르노빌 지역 건물은 나무에 뒤덮였다./보어드판다 갈무리
숲속 대관람차는 시간이 멈춘 세계라는 인상을 준다./보어드판다 갈무리
온라인 미디어 마이 모던 멧에 따르면 작가는 적외선 필터를 활용해 은은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색감으로 체르노빌을 표현했다. 카메라를 피하지 않은 여우 '시몬'은 하얀 나무의 숲에서 빛바랜 느낌으로 렌즈에 포착됐다.
사진을 보면 폐허만 남은 체르노빌에 자연이 되살아난 것을 알 수 있다. 건물 주위는 울창한 숲이 됐고, 대관람차도 숲 속에서 시간이 멈춘 듯 존재하고 있다. 꽃과 곤충도 발견된다. 그러나 이 지역은 여전히 위험하다. 사고 후 30여년이 흘렀지만 체르노빌 일대에서 방사능은 사라지지 않았다.
체르노빌의 옛 수영장./보어드판다 갈무리
엉망이 된 범퍼카 주위로 나무들이 자라났다./보어드판다 갈무리
블라디미르는 체르노빌 사진 작업으로 자연의 회복력을 대중에게 일깨우고자 한다. 또 인간이 만들어 내고 발달시킨 기술이 어떻게 지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경고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ocmcho@fnnews.com 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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