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로 가려던 벨렌 알데코세아(왼쪽)는 반려 햄스터와 함께 기내에 탑승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뒤 끔찍한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데일리메일 갈무리
지난 8일(현지 시간) 데일리메일 등 복수 인터넷 매체들은 지난해 11월 21일에 발생한 황당하고도 끔찍한 사건을 전했다. 자신이 키우던 햄스터를 변기에 내려 버려버린 것. 무슨 상황이었을까?
미국 워싱턴 국제공항에서 플로리다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던 21세 여성 벨렌 알데코세아는 '반려 햄스터' 페블스를 데리고 공항을 찾았다. 그녀는 방학을 맞이해 페블스와 함께 집에 돌아가려 했다. 그러나 공항에서 티켓팅을 하던 중 햄스터를 데리고 탑승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벨렌이 무턱대고 페블스를 데리고 온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티켓을 예매할 때 탑승할 '스피릿 항공'에 전화해 햄스터와 함께 탑승해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직원은 '정서적 지원 동물'의 동반 탑승은 가능하지만 설치류는 안전상 문제로 출입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신체적인 장애 보조 외에 정신적 도움을 주는 '정서적 지원 동물'이라는 개념이 있다.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을 앓는 환자의 안정과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반려동물을 지칭한다. 미국 교통부는 2003년부터 '정서적 지원 동물'의 기내 탑승을 허용하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도 미주 노선에 한해 이 동물들의 동반 탑승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탑승이 적법하더라도 동물의 안전이 보장되기 어렵거나 비행에 지장이 되지 않는 선에서 허용된다. 그 때문에 '정서적 지원 동물'이 항상 탑승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알려져 있다.
이륙이 얼마 남지 않아 기숙사로 돌아갈 수 없었던 벨렌은 승무원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그 중 한 사람이 햄스터를 풀어주거나 변기에 버리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다. 벨렌은 강추위에 햄스터가 얼어 죽을까봐 걱정했지만 결국 변기 안에 페블스를 넣고 물을 내리고 말았다.
모순된 선택이었다.
벨렌은 햄스터를 변기에 버리라고 제안했던 항공사 측을 고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스피릿 항공은 그녀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ocmcho@fnnews.com 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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