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유승민·박주선 공동대표가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하나가 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양당 의원들은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출범대회에서 ‘바른미래당’ 깃발을 힘차게 흔들었다. 객석을 가득 채운 1000여명의 지지자들도 환호를 보냈다. 바른미래당 출범과 동시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판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날 출범대회는 서로다른 두 당이 함께 신당을 창당한 것인 만큼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뒀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소속이었던 의원들은 무대에 올라 번갈아 발언을 이어갔다. 객석에서는 녹색 응원막대봉과 하늘색 풍선이 동시에 등장했다.
양당의 상징색을 섞어 만든 청록색 로고가 등장할 때는 콘서트장을 연상케하는 현란한 레이저 쇼가 진행되기도 했다. 젊고 개혁적인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가 출범대회 분위기에 담겼다.
■민주·한국 양당체제 깰 수 있나
바른미래당은 거대 양당체제를 깨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 틈 사이로 ‘제3지대’ 지지세를 확장시켜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뛰쳐나왔던 이들은 이같은 공감대 아래 하나로 뭉쳤다.
양당의 통합을 이끌어 온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역시 과거 기득권 정치에서 벗어나 대안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지난 30년간 양당제가 키워낸 기득권 정치라는 괴물은 대한민국을 동서로 쪼개고 남북으로 갈라 끊임없이 대립과 갈등을 조장했다"며 "이제 통합을 통해 더욱 강해진 바른미래당이 이념과 진영을 넘어 시대가 요구하는 강력한 대안 야당, 문제해결 정당이 될 것이다"고 다짐했다.
유 대표 역시 "바른미래당은 보수의 새 희망이 돼야 함과 동시에 운동권 진보의 불안하고 무책임한 국정운영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믿을만한 대안정당임을 증명해야 한다"면서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해낸다면 죽음의 계곡을 살아서 건널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싸움 없는 '신혼생활' 관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신혼생활’을 시작한 만큼 얼마나 서로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맞춰나가는 지가 당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양당은 합당 초기부터 정강정책 등에서 노선차이를 보이며 수차례 진통을 겪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출범대회에 앞서 수임회의를 열고 창당정신을 나타내는 정강정책을 의결했다. 논란이 됐던 ‘합리적 진보’, ‘합리적 중도’ 표현은 어느 쪽도 포함시키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바른미래당 정강정책의 핵심 가치는 ‘민생’ ‘안보’ ‘정의’ ‘미래’ 4가지로 정했다
바른미래당은 이어 박주선, 유승민 공동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사이좋게 자리를 나눠가졌다.
원내대표에는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추대됐다. 정책위의장에는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 사무총장에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사무부총장에 김성동 바른정당 사무총장이 선임됐다. 최고위원에는 정운천·하태경 바른정당 의원과 김중로·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임명됐으며, 추후 지명직 최고위원을 한 명 더 임명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은 출범을 알렸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아직 완벽한 결합을 이룬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양당은 아직 주요 당직자를 제외하고는 실무진 구성을 마무리짓지 못한데다 아직 당사도 따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공천에서 잡음이 생길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편, 바른미래당 출범 이후 '첫 과제'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박주선 대표는 '채용비리와 성폭력 예방'을, 유승민 대표는 '지방선거 필승'을 꼽았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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