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이어 에르난데즈./고펀드미
미국에서 6살 소녀가 독감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2월 미리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지만 결국 사망에 이르러 충격을 더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연 속 소녀는 미국 뉴저지주에 살던 나바이어 에르난데즈다.
나바이어는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두통 등의 증상을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바이어의 상태는 악화됐고 열도 나기 시작했다.
엄마 스테파니 콘테론은 곧바로 나바이어를 호보켄대학교 메디컬센터로 데려갔다. 나바이어는 세 시간이 넘게 기다린 뒤에야 겨우 진료 차례가 돌아왔다. 하지만 나바이어를 진료한 의료진은 의사가 아닌 PA(Physician Assistant·의사보조)와 간호사였다.
미국에서 PA는 의사에 준하는 별도의 과정을 수료한 간호사에 한해 부여되는 역할이다. 직접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의료전문가이지만 의사는 아니다.
이들 의료진은 이날 나바이어의 독감을 진단하지 못하고 아이와 가족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집으로 돌아간 나바이어의 상태는 더욱 나빠졌다. 병원에서 돌아 온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열이 41도까지 치솟았다. 나바이어는 다시 응급실을 찾았고 그제서야 독감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나바이어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됐다. 결국 나바이어는 발작을 일으킨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12일 숨을 거뒀다. 나바이어는 독일에서 복무하던 군인 아빠가 도착하기 바로 직전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나바이어의 가족들은 현재 변호사를 고용해 병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처음 병원을 방문했을 당시 의료진이 독감 진단을 내리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당시 의료진은 나바이어가 이미 고열로 체온이 40도까지 이른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집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밝혀져 원성을 사고 있다.
현재 온라인 기부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는 나바이어를 위한 치료비와 장례 비용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 가족들은 갑작스런 나바이어의 죽음으로 인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독감으로 숨진 어린이가 최소 63명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cherry@fnnews.com 전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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