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상근직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2일 코레일 5급 상근 차량관리원 A씨가 공직선거법 제60조 1항 5호가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위헌) 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해당 조항은 정부가 100분의 5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공공기관의 상근 임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A씨는 코레일노조 수석부위원장을 재직하던 2014년 6 ·4지방선거 당시 통합진보당과 소속당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메일을 조합원들에게 보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재판도중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접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코레일 상근직원은 임원과 달리 특정 개인이나 정당을 위한 선거운동을 한다고 해 그로 인한 부작용과 폐해가 일반 사기업 직원의 경우보다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령 코레일 상근직원에게 일정 범위 내에서 선거운동을 제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해도 직급에 따른 업무의 내용과 수행하는 개별 구체적인 직무의 성격에 대한 검토 없이 일률적으로 모든 상근직원에게 선거운동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이에 위반한 경우 처벌하는 것은 선거운동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창종, 조용호 재판관은 “코레일은 사실상 정부의 지배 하에서 독점적·공익적 성격을 갖는 사업을 운영하는 공공기관으로 코레일 상근직원이 직을 그대로 유지한 채 선거운동을 할 경우 선거의 공정성·형평성과 중립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일반 사기업 직원보다 크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합헌 의견을 냈지만 합헌정족수(4명)에 미치지 못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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