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비서 성폭행 의혹이 폭로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9일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그는 "국민들께 죄송하고 아내,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국민 여러분이 저에게 주신 많은 사랑과 격려, 정말 죄송하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말한 뒤 서울서부지검 청사로 들어갔다.
검찰은 안 전 지사를 상대로 고소가 접수된 성폭행 의혹의 사실관계 및 경위 등을 조사했다.
앞서 이날 신형철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안 전 지사가 오후 5시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처 받은 분들과 충남도민, 그리고 국민들께 사죄드리는 길은 하루라도 빨리 수사에 협조해서 법의 처분을 받는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안 전 지사의 출석은 검찰과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는 전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서울 마포의 한 오피스텔 등지에서 4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위계 등 간음)를 받고 있다.
검찰은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는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3일째 김씨가 성폭행 당했다고 지목한 서울 마포의 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했다.
이 오피스텔은 안 전 지사의 친구가 만든 수도권의 한 건설사가 지난해 8월 매입, 안 전 지사는 지난해부터 서울에 일정이 있을 때마다 이곳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이곳에서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한 지난달 25일을 전후해 두 사람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고 영상에는 안 전 지사와 김씨가 각각 오피스텔에 들어갔다 나오는 장면이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안 전 지사로부터 여의도의 한 호텔 등에서 1년 이상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안 전 지사의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 A씨는 변호사를 선임, 금명간 고소장을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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