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가능성 높아지며 1년미만 예금 잔액 증가
은행들 "대기자금 잡아라" 설정액 변경가능한 예금 등 다양한 상품 잇따라 선보여
국내외 불확실한 경제상황 속에서 정기예금 잔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1년 미만의 단기예금이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오를 것에 대비해 일단은 만기가 짧은 상품에 묶어두려는 대기자금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도 이러한 수요에 발맞춘 단기 예적금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중자금 모으기에 나섰다.
■늘어나는 1년미만 정기예금
1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만기 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206조4708억원으로 1년 사이 14.4%(26조334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은 617조4699억원으로, 1년 전보다 5.2%(30조4933억원) 증가했는데, 전체 정기예금 증가액의 85%가 1년 미만 정기예금에서 늘어난 것이다. 반면 3년 이상 장기 예금(16조 8125억원)의 경우 5.6%(9981억 원)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의 부동자금이 은행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정기예금 잔액이 올랐다"면서 "특히 1년 미만의 정기예금 잔액이 오른 것은 소비자들이 금리가 오를 것을 대비해 만기가 짧은 예금 상품에 돈을 묶어뒀다가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오면 다른 고금리 상품 등으로 갈아타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단기운용상품들도 인기
시중은행들도 이에 맞는 상품들을 발빠르게 출시하며 인기몰이를 하고있다. 해당 상품들은 자신이 운용하고자 하는 자금 규모에 맞게 유지 금액을 설정하고 설정금액은 월 단위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금액이 일정하지 않은 단기자금 운용에 적합한 상품이다.
Sh수협은행이 올초 신규 출시한 예금상품 'Sh내가만든통장'은 출시 2개월만에 가입자 1만명, 잔액 1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Sh내가만든통장은 다른 고금리 수시입출금 상품들과는 달리 복잡한 조건 없이 매일 최종 잔액이 고객이 지정한 금액 이상이면 정기예금 수준의 고금리를 제공하며, 금액은 최소 100만원부터 최대 10억원까지 지정할 수 있다. 지정금액은 매월 1회에 한해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여유자금이 들어오면 지정금액을 올려서 해당금액 전체에 대해 최고 금리를 받도록 운용할 수도 있다.
SC제일은행이 출시한 수시입출금통장 'SC제일 마이줌통장' 역시 출시 4개월 만에 수신잔액 2조원을 돌파했다.
해당상품 역시 최소 100만원부터 최대 10억원까지 유지되는 예치금액을 고객이 직접 설정, 설정한 금액을 유지할 경우 연 1.5% 금리를 적용 받는 상품이다.
지난달 신한은행은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1억원 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만기가 100일로 설정돼 목돈 단기자금 운용에 적합한 정기예금인 '마이 프로야구 S드림 정기예금'을 특별판매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과 함께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대내외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이면서 높은 금리로 현금을 일시적으로 예치하기 좋은 상품들이 당분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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