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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시민행동 “김생민, 유체이탈 화법 말고 제대로 사과해야”

미투시민행동 “김생민, 유체이탈 화법 말고 제대로 사과해야”
사진=연합뉴스

340여개 여성·노동·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미투 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이하 미투시민행동)'이 방송 스태프를 성추행한 사실이 밝혀진 개그맨 김생민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한 매체는 김생민이 2008년 방송 스태프 2명을 상대로 성추행했다고 보도했고, 김생민은 이를 시인하고 사과하면서 출연 중이던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기로 했다.

미투시민행동은 3일 성명을 통해 “사건 이후 한 피해자는 사과를 받았지만 다른 피해자는 방송사를 떠나야 했다고 증언했다”며 “피해자가 방송사를 떠났다는 것은 성폭력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고 피해자가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증언은 그동안 성폭력 가해를 용인해온 방송사의 성차별적 관행에 대한 문제제기”라며 “당사자 김생민은 사과문에서 ‘성폭력’을 불미스러운 일로 축소해서 표현하거나 ‘제가 그 자리에 없었더라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이라고 하는 등 자신의 성폭력 행위를 상황 탓으로 돌리며 유체이탈 화법을 쓰며 성폭력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부적절한 사과로 무마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언론은 ‘20년 세월 어쩌나. 김생민 성추행 논란에 제작진 고심’, ‘미투 논란 김생민 광고 모두 끝? 위약금 물다가 망하겠다, 짠내 나게 모은 돈 다 털리겠네’라며 그동안 김생민이 쌓아온 방송인으로서 이미지 손상의 문제로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성추행 논란 김생민, 모범 이미지였기에 더 큰 충격’라는 식으로 성폭력 가해자는 특정한 이미지일 것이라는 왜곡된 통념을 유포하고 있다”고 언론의 보도 형태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김생민은 성폭력 가해 사실에 대해서 인정하고 정확히 사과해야 한다”며 “언론은 미투 운동을 제대로 보고하고 방송사는 김생민 개인의 하차나 프로그램 폐지가 아닌 방송국 내 성차별, 성폭력을 허용해온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