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대란’에 화들짝 놀란 정부
빈 페트병에 보증금 재추진.. 생수병은 유리로 교체 검토
정부가 빈 플라스틱 페트(PET)병에도 유리 빈병과 같은 보증금제도 도입 여부를 다시 검토키로 했다.
이를 위해 빈 페트병 등 빈용기 보증금 개선 연구용역 결과를 분석하고 시민단체, 기업, 전문가와 사회적 논의도 거칠 계획이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는 이르면 7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재활용품 수거 늑장대처로 비판을 받은 정부가 활용 가능한 폐기물 종합대책을 강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환경부 고위관계자는 3일 "빈 페트병 보증금 제도는 용기 자체를 다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물질재활용(MR)이나 연료로 쓰는 고형폐기물연료(SRF)보다 근본적인 플라스틱 감량대책"이라며 "취급수수료나 반환보증금 등 사회적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3년 전에도 빈 페트병과 빈 캔에 대한 보증금제도 도입을 검토했다. 2016~2017년엔 빈 페트병을 포함한 빈용기 보증금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도 의뢰했다. 그러나 기업의 추가 비용 부담, 국민불편 우려 등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정책 추진 탄력성을 상실했다.
이 관계자는 "단기간에 결정지을 사안은 아니지만 중장기적 측면에서 도입이 필요하며 현재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면서 "독일 등 선진국도 이미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관련법을 개정해 빈 맥주 페트병이나 생수 페트병 재질을 고급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의 재질은 흠집이 생기거나 심각하게 오염됐을 때 재사용이 힘들어서다. 재사용 불가 빈 페트병은 반환보증금을 받기 어렵다.
또 빈병처럼 빈 페트병 무인회수기 설치 여부와 반환보증금 대상에 포함할 빈 페트병 종류도 논의한다. 빈 페트병을 보증금 대상에 포함하려면 자원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추가하면 된다. 반환보증금 액수와 취급수수료 등도 논의 대상이다.
환경부는 이와 별도로 생수 용기를 유리병으로 바꾸는 방안도 고려키로 했다.
이를 위해 유럽 등에서 사례를 참고할 방침이다. 진행된다면 기업들의 참여 유도 차원에서 서울시의 수돗물 '아리수'나 한국자원공사에서 만드는 'K-워터(water)'가 우선 대상으로 검토된다.
환경부는 올해 업무보고 때 밝혔던 일회용품 보증금 제도 부활은 오는 7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상반기 안에 종합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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