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페이스북이 반도체 칩을 자체 개발할 전담조직 구성에 나섰다. 최근 애플과 아마존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반도체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칩 개발·사용에 나서는데 동참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최근 웹사이트 구인란에 SoC(시스템온칩·통합반도체), ASIC(주문형집적회로), 펌웨어, 드라이버 조직을 신설하기 위해 매니저를 구한다고 공지했다.
페이스북은 자체 개발한 칩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인공지능(AI)/ML(머신러닝·기계학습)을 포함한 여러 수직시장 제품을 대상으로 맞춤식 솔루션을 구축할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페이스북이 자체 개발 칩을 하드웨어 기기,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서버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다음달 가상현실(VR) 헤드셋 최신판인 '오큘러스 고'(Oculus Go)'를 선보일 예정이며, 스마트 스피커 출시도 추진 중이다. 만일 이들 첨단 기기에 자체 개발한 반도체 칩을 사용하게 되면 제품 개발 장악력을 높이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조율도 원활히 할 수 있게 된다. 오큘러스 고는 현재 퀄컴이 제조한 칩을 사용중이다.
이미 여러 대형 IT 기업들이 자체 칩 개발에 뛰어들었다.
애플은 지난 2010년 자체 칩 생산을 시작했으며 이미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제품에 자체 AI 칩을 탑재하고 있다. 이르면 2020년부터 맥 컴퓨터에 인텔의 PC용 중앙처리장치(CPU) 대신 자체 제작 칩을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간 AI 하드웨어를 개발해온 알파벳의 구글은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라는 자체 ASIC 프로세서를 개발했다.
아마존은 자사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가 탑재된 AI 기기들의 품질과 응답시간을 개선하기 위해 자체 AI 칩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한편 페이스북은 유럽에서 개인정보 침해 논란에 부딪혔던 얼굴 인식 기능을 6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17일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보호법(GDPR)이 시행되는 데 따라 신상 정보 수집, 광고 노출 등에서 이용자 동의를 구하는 등 프라이버시 보호 방안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유럽에서 2012년 중단됐던 얼굴 인식 기능이 재개되며 이용자가 동의해야만 활성화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페이스북은 캐나다에서도 얼굴 인식 기능을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전적으로 선택적인" 기능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기능은 페이스북이 얼굴 사진을 검색해 이용자끼리 공유할지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아일랜드 당국이 사생활 침해 조사에 착수하면서 유럽에서 퇴출당했다.
미국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2015년 생체정보 프라이버시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6일엔 샌프란시스코 지방 법원으로부터 집단소송을 진행해도 된다는 판결을 얻어냈다.
지난달에는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영국 데이터 분석 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를 거쳐 2016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전달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십 건의 소송에 직면해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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