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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줄줄 세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왜 알고도 손 못 대나

【인천=한갑수 기자】인천시가 줄줄 세고 있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지원 문제를 알고도 막지 못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3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한 이후부터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제도와 운영 시스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2009년부터 버스 운수업체의 운송수지 적자부분의 일부를 재정 지원하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해 오고 있다.

시는 매년 1000억원 정도를 버스업체에 재정 지원하고 있으나 버스업체를 감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버스업체에 대한 지원금 착복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도 감사를 실시하지 못하는 이유다.

앞서 감사원은 2013과 2015년 교통 관련 보조금 집행실태에 대한 감사결과 준공영제에 대한 보조금이 과다 지원되거나 지원목적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2015년에는 버스업체 영업소장 2명이 보조금 1억9000만원을 빼돌렸다가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으며, 지난 19일에는 버스업체 노조원들이 사업주가 직원급여와 연료비 등을 부풀려 지원금을 착복하고 있다며 인천 버스준공영제의 실태를 고발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근간이 되는 사업비 집행과 표준운송원가 산정, 사업자 배제 심의 권한, 운송수입금 관리 등은 수입금공동관리위원회에서 담당한다. 하지만 수입금공동관리위원회는 버스업체 관계자가 위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개별 버스업체가 제출한 자료를 검증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시는 수입금공동관리위원회에서 검토한 자료에만 의존해서 최종 정산숫자만 체크하기 때문에 원 데이터의 오류를 찾아낼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처음 준공영제 실시 당시 시가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상위법이 없어 기준·근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개선하기 위해 준공영제 시내버스업체 경영실태 정산 점검 및 표준운송원가 산정 용역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뤄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시는 버스업체에 재정 지원을 하는 만큼 관리·감독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버스업체들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개선해야 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경영은 전적으로 업체 소관이라는 생각이다.

시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준공영제가 운영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제도와 운영시스템을 개선·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