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물컵 갑질 여파가 자본시장 작전 세력들의 먹잇감으로 떠오르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4일 오전 SNS를 통해 ‘한진칼 행동주의 펀드 시나리오’라는 글이 나돌기 시작했다. A운용사에서 한진칼 지분 5%를 취득하면서 경영 참여를 선언한다는 것이 골자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에 칼날을 겨누기 시작하며 나온 이야기여서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샀다.
시나리오는 항목별로 구체적이었다. A운용사가 현재 조양호 회장 측근의 감사위원을 교체하는데 국민연금 등 우호주주를 끌어들이고, 우호지분을 모아 이사회에서 조원태 사장을 교체해 전문경영인을 선임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최근 한진 오너가 갑질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이 큰 만큼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A운용사가 행동주의 펀드로서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곧 이어 A운용사의 실명까지 구체적으로 돌았다. 하지만 A운용사로 지목된 운용사의 고위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 부인했다. 실명이 거론 된 운용사는 설립 된지 얼마 안된 사모펀드운용사다.
그는 “우리 회사의 경우 자산이 2700억원 밖에 안되고, 실상 메자닌 등을 빼면 주식은 1600억원 밖에 안된다”며 “한진칼 시총만 해도 1조2000억원에 달하는데, 능력도 안되고 시도조차 한적도 없다. 이같은 소문을 유포한 세력은 발본색원해 형사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한진칼은 20일 이후 3거래일 연속 11.33%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은 투기와 한탕주의가 만들어내는 한 편의 드라마라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라며 "국민적 공분을 산 재벌가의 갑질 또한 주가 조작 세력의 빌미가 될 수 있는 씁쓸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당국 역시 이같은 사안도 세력들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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