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7일 역사적인 첫 만남 속 숨은 공신을 찾는다면, 단연 남북 경호당국이다. 합동 경호에 나선 남북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철통 경호했고 그 덕분에 양 정상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경호는 정상회담이 남측에서 이뤄지는 만큼 외교 관례상 청와대의 대통령 경호처가 주도적으로 준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대통령 경호처는 이날 공동경비구역(JSA) 남측지역을 '특별경호구역'으로 지정하고 북측 경호당국과의 협력 속에서 양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을 세밀하게 살폈다.
남북의 철통 경호는 양 정상이 처음 마주한 군사분계선 인근부터 자유의 집으로 향하는 찻길, 공식환영식이 열린 자유의 집 앞마당 등 외부는 물론 접견실과 회담장, 연회장 등이 마련된 평화의 집 실내에서도 진행됐다.
대통령 경호처는 그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짜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착실히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3차례에 걸친 의전·경호·보도 분야 실무회담과 25일 합동 리허설을 통해 북한 경호당국과도 손발을 맞춰왔다.
이날 양 정상이 회담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던 것도 빈틈없는 경호가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남북의 서로 다른 경호방식은 회담을 지켜보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우리측은 '투명 경호'에 가까웠다면 북측은 '그림자 경호'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판문점 북측지역인 판문각 정문에서 경호원 20여명의 밀착 경호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야외 행사가 진행될 때도 김 위원장을 응시하며 주변을 살피는 모습이었다.
판문점이 미군의 영향력이 큰 유엔사 관할 지역이라는 점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위원장이 오전 일정을 마치고 북측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용차량에 올라서자 한 경호원이 먼저 달려가며 차량을 이끌었다. 김 위원장을 태운 차량이 서서히 출발하자 12명의 경호원이 차량을 에워싸고 함께 달렸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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