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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4·27] 北도 대남확성기 철거 관측.. DMZ 평화지대로의 첫걸음

장성회담 등 신뢰구축 필수

[포스트 4·27] 北도 대남확성기 철거 관측.. DMZ 평화지대로의 첫걸음
남북이 4·27 판문점 선언 합의 이후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심리전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하기로 한 1일 북한 황해도 개풍군 탈곡장에 배치된 인공기와 확성기 방송차량이 사라졌다(아래 사진). 위부터 지난 4월 15일, 25일 모습. 연합뉴스

군 당국이 1일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 설정을 위한 '첫발'을 뗐다.

우리측 지역에 설치된 대북심리전 확성기 철거 현장을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동선언한 '판문점 선언'의 후속조치 첫 단계인 셈이다.

이에 따라 향후 감시초소(GP) 철수 등 DMZ 내 평화지대 조성과 관련된 추가 조치 등이 언제, 어느 시점에 실현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군 당국에 따르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대북확성기 40여대(고정형, 기동형 포함)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남북 정상의 군사적 대치 완화 합의선언에 따라 순차적으로 철거될 예정이다.

우리 군은 고정형과 기동형 두 종류의 대북확성기를 운영 중인데 신속히 철수가 가능한 이동형과 달리 고정형의 경우 철거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진다.

합참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늘은 우선적으로 대북확성기가 설치된 한 곳만 철거작업을 하는 것"이라며 "전체를 철거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5월 1일부터 판문점 선언 후속조치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확성기 방송시설 철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측 고도의 대북심리전 수단인 대북확성기의 철거 시작으로 북한측 확성기도 철수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0시를 기해 우리 군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북한군도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처럼, 우리 군의 대북확성기 철거에 따라 북측도 대남확성기 철거가 관측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남북한 군 당국이 동시에 군사적 대치 및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를 속속 이행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DMZ를 원래 뜻인 비무장지대라는 의미대로 평화지대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군 일각에선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은 환영하지만, 평화 분위기에만 취해선 안되며 이달 중 예정된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실질적인' 군사적 적대행위에 대한 중단조치가 이행돼야 한다는 신중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 장성급 예비역은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완화에 대한 논의는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언급이 된 사항"이라며 "군장성급 회담과 군사 실무자회담 등을 통해 신뢰 회복을 위한 창구를 열어두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한편 GP의 전면 철수는 남북 간의 병력 균형 차이가 커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DMZ 내 우리 군의 GP는 60여개소 1600여명 규모인 데 비해 북한군은 100여개소 이상 1만6000여명이 배치된 것으로 추산된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