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노조, 도청 파견 여직원에 언어폭력 행사한 원장 사퇴 촉구
사태 파악하고도 재단 원장에 대한 인사 조치 않는 경남도청도 책임
경남로봇랜드재단 원장이 도청에서 파견된 여직원에게 상식 이하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답을 않자 막말을 퍼붓는 등 언어폭력을 행사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사진=연합뉴스
【창원=오성택 기자】 최근 대기업 오너가(家)의 갑질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로봇랜드재단 원장의 ‘여직원 갑질’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달 9일자로 인사발령에 따라 경남로봇랜드재단으로 파견된 경남도청 공무원 A(여)씨는 발령 3일 만에 로봇랜드재단 B원장으로부터 업무와 관계없는 문자 메시지를 받는 등 언어폭력에 시달리다 휴가를 내고 경남도에 복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는 자체 조사를 통해 로봇랜드재단 B원장의 언어폭력을 인지하고 해당 여직원 A씨를 도청으로 복귀시켰다는 것이 의혹의 요지다.
경남도청공무원노조는 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의 미래 먹거리산업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출자출연기관의 장을 정치논리로 임명하다보니 작금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도청노조는 로봇랜드재단 B원장이 “A씨가 파견근무로 인해 새로운 환경에 미처 적응하기도 전에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도 없고 업무와도 전혀 관계없는 ‘해괴한 글’을 작성해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전송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보낸 문자 메시지에) 답이 없다는 이유로 ‘너는 미래가 안보이는 애다’, ‘너를 휴일에도 볼모로 삼아야겠다’라는 막말을 퍼붓는 등의 언어폭력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도청노조는 또 경남도가 해당 여직원이 고통을 호소하며 도청복귀를 요청하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도 로봇랜드재단 B원장에 대한 해임 등 인사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대해 유감을 뜻을 표했다.
해당 여직원 A씨는 로봇랜드재단 B원장의 난폭함에 대한 두려움과 보복에 대한 불안 때문에 정신과 상담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달여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도청노조는설명했다.
이런 와중에도 B원장은 피해 여직원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나 어떠한 입장 표명 없이 변명으로 가득한 일방적인 문자 메시지를 A씨에게 보내는 등 괴롭힘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청노조는 "지난 2일 로봇랜드재단 B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재단을 직접 찾았지만 만나지 못했다"며 "메모까지 남기고 왔지만 이 시간까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도청노조는 △로봇랜드재단 B원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즉각 원장 직에서 물러날 것 △경남도는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와 함께 의혹이 있을 경우 사법기관에 즉시 고발할 것 △사법기관은 로봇랜드재단 원장의 사퇴여부와 관계없이 엄정 수사하고 합당한 처벌을 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도청노조의 주장에 대한 경남로봇랜드재단 B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B원장은 부속실 직원을 통해 바쁘다며 전화를 받지 않았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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