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헌법 기관장 초청 오찬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남북회담 관련 발언을 듣다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등한 가운데 청와대는 다음주 10일 문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소박하고 간소하게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일 브리핑에서 취임 1주년 행사와 관련 "여느 때와 같이 대통령은 빼곡히 쌓인 서류와 씨름할 것 같다. 참모들은 일을 할 것이다"면서 "소박하고 간소하게 그 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대 정부에서 취임 1주년에 통상 있었던 기자회견도 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취임 1주년 당일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판문점 선언' 이행 계획을 챙기는 등 현안 점검에 집중할 계획이다.
청와대가 '차분한 콘셉트'의 1주년을 예고한 건 이달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어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이나라는 것이다. 윤 수석은 "남북정상회담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변화는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냉정하고 차분하고 열정적으로 평화로운 한반도와 국민이 행복한 세상을 향한 여정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대신 이날 문 대통령의 1년간 활동을 정리한 자료와 정부 정책 성과 자료를 내놨다. 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는 청와대 사랑채 2층 로비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한 '다시 찾아온 봄, 문재인 정부의 1년을 돌아보다'라는 주제로 취임 1주년 기록사진전을 개최한다. 또 10일 당일에는 문 대통령의 주요 행보와 메시지·정책 성과를 화보 형태로 꾸민 자료집 '광장에서 골목으로, 국민과 함께 한 길'을 공개한다. 청와대 직원들의 출근 모습을 담은 미니 다큐 '청와대의 아침'과 일부 통제됐던 인왕산 길을 담은 영상 '열린 청와대, 인왕산 가는 길'도 청와대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그 밖에 청와대가 소장 중인 미술품을 국민에게 공개하는 행사도 열린다. 9일부터 7월 29일까지 청와대 사랑채에서 개최되는 소장품 특별전 '함께, 보다'전에선 1966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출품작부터 2006년도 작품까지 청와대가 40년에 걸쳐 수집한 작품 중 일부가 일반에 공개된다. 한국화 4점, 서양화 8점, 조각 4점 등 총 16점이 전시되고 사랑채까지 옮기기 어려운 벽화 4점과 소장품 10여 점은 영상으로 공개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시회 초대장 인사말을 통해 "청와대가 소장한 작품들은 국민의 것"이라며 "언론을 통해 스치듯 볼 수밖에 없었던 작품들을 공개함으로써 본래의 주인에게 돌려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5월 1주차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78.3%로 집계됐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전국 성인 100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잘한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78.3%로 지난주 주간집계보다 8.3%포인트) 올랐다.
'잘 못 하고 있다'는 답변은 15.5%로 9.3%포인트 내려갔다. 이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4주차(84.1%)와 6월 1주차(78.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것이다. 리얼미터는 "남북정상회담이 국민 대부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판문점 선언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하게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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