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한 비판이 급기야 사퇴론으로 확대됐다.
당 중진인 강길부 한국당 의원과 현직 평택시장인 공재광 한국당 평택시장 후보가 3일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수면위로 부각됐다.
홍 대표는 강 의원을 향해 "조용히 나가라"며 무시했으나,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 반감이 확산될 경우 당내 분란을 막을 대책 마련이 시급해보인다.
강길부 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 대표를 향해 이번주까지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강 의원은 홍 대표가 이를 거부할 경우, "탈당을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일단 탈당 이후 더불어민주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선 "민주당과 접촉한 적도 없다"며 "탈당하면 당분간 무소속으로 (있겠다)"고 말했다.
4선의 중진인 강 의원의 홍 대표 사퇴 촉구는 당내에서 처음 나온 것으로, 강 의원은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마찰과 이번 사퇴촉구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 의원은 "대한민국 보수 진영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주까지 사퇴를 안 하시면, 제가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최근 한국당의 상황을 보면, '과연 이것이 공당인가?'라는 의문이 든다"며 "국민들께서 바라던 당 혁신, 인적쇄신, 정책혁신은 온데 간데 없고, 당 대표의 품격 없는 말에 공당이 널뛰듯 요동치는 괴벨스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강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 누구와도 조율하지 않았다"며 "이런 지적은 다른 중진들 사이에서도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공재광 평택시장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홍 대표를 비롯한 중앙당 당직자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공 후보는 "중앙당은 1+1=2가 되어 주는 덧셈 정치가 돼야하는데 지금의 정치공학상으론 기대하기 어렵다"며 "유불리를 떠나,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홍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은 총사퇴하고 백의종군 하는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비판했다.
일단 홍 대표는 강 의원의 입장에 "엉뚱한 명분 내걸지 말고 조용히 나가라"며 "탈당과 복당을 지금 몇번째 하는 건가"라고 맞받아쳤다. 이같이 홍 대표는 처음으로 분출된 사퇴 촉구를 일축하면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향후 마찰 강도에 따라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는 현 상황에서 홍준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지방선거까지는 지켜보자는 의견이 아직 당내 상당수라는 점에서 쉽사리 지도부 교체를 꺼내기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러나 사퇴론이 지속될 경우, 지방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적전분열할 수 있어 홍 대표로선 어느정도 비판을 수긍하는 모양새를 연출할 필요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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