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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AI 주도권 전쟁]7억명 쏟아내는 빅데이터… 중국 AI, 미국 추월의 도약대

中, 무역담판서 AI는 제외..물러서지 않겠다 의지 보여
전세계 투자자금 48% 유입 세계 1~3위 스타트업 보유.. 미국과 격차 좁히는 성과
"빅데이터 활용한 기술 개발 AI 프로그램 더욱 완벽해져"

[미·중 AI 주도권 전쟁]7억명 쏟아내는 빅데이터… 중국 AI, 미국 추월의 도약대


"인공지능(AI) 산업, 왕좌는 우리가 가져간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AI전쟁에서 중국의 추격세가 무섭다. 역사상 가장 큰 기술전쟁이 될 수 있는 AI 분야에서 중국과 미국은 사활을 건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AI산업을 1조달러 규모로 키워 세계 선도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미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이 경쟁은 누가 데이터를 더 능숙하게 다루고 조종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빅데이터 산업이 중요한 이유이자 중국의 잠재력이 거대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사활 건 AI전쟁, 승자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여겨지는 AI는 세계 1~2위 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운명을 결정지을 분야다. 지난주 무역담판을 짓겠다는 미국에 중국 측은 대중 무역적자 이슈와 함께 중국의 AI정책 문제를 논의 대상으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의 AI 경쟁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정보기술(IT) 분야 '슈퍼스타'를 보유한 미국에 밀려왔던 중국은 조용하지만 견고히 AI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등 IT 실력자들과 함께 빠른 속도로 미국과 격차를 좁히는 중이다.

중국은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AI 투자자금 152억달러(16조5000억원) 가운데 48%가 중국 기업으로 유입됐다. 미국 비중은 38%였다.

공개특허 수에서도 중국은 미국을 앞서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AI, 딥러닝 관련 특허 수는 1293건으로 미국(231건)을 크게 웃돌았다.

세계에서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AI 스타트업도 최근 중국에서 나왔다. 안면인식 기술 선두업체인 센스타임이 지난달 알리바바가 이끄는 컨소시엄으로부터 6억달러 투자유치에 성공해 기업가치가 45억달러에 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로써 중국은 이투(25억달러), 메그비(10억달러)와 더불어 AI 분야 세계 1~3위 스타트업을 보유하게 됐다.

백악관 국가인공지능연구개발전략계획(NAIRDSP)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6년부터 '딥러닝' 또는 '딥 신경 네트워크' 관련 기사 수에서 미국을 뛰어넘었다.

■중국, 빅데이터 경쟁서 추종 불가

AI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려면 △고도화된 알고리즘 △특화된 컴퓨팅 하드웨어 △머신러닝(기계학습) 시스템이 의존하는 막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이 아직까진 이들 세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금 추세라면 중국이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다.

알고리즘과 컴퓨팅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미국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컴퓨팅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중국이 AI칩 개발을 위한 반도체기업 육성에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 반도체기업 인수도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번번이 막혔다.

다만 알고리즘 부문에서는 미·중 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의 AI부문은 올해 읽기 능력시험에서 MS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인공지능 경연의 장인 '이미지넷 이미지인식 대회(이미지넷)'에선 다수 중국 연구자들이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데이터 측면에서는 중국이 미국보다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매킨지의 파트너인 제임스 마니카는 "데이터가 풍성한 곳에서 특화한 AI 프로그램은 더욱 완벽해진다"고 말했다.

중국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는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7억명 이상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방대한 데이터를 중국 정부가 독점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하는 데 거의 제한이 없어 수많은 스타트업이 다양한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AI대회 2곳에서 안면인식기술로 1위를 차지한 기업이 중국 상하이 소재 안면인식 기술기업 이투였다. 이투는 15억명 넘는 인물사진을 포함하는 세계 최대 초상화 시스템에 기반한 기술로 미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


선전에 위치한 마롱 역시 패션쇼 사진 수십만장을 분석해 의류산업 고객에게 트렌드를 알려주는 기술서비스를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들과 시범운용하고 있다.

맷 스캇 마롱 공동창업자는 "중국에는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데이터, 더 많은 비즈니스가 있다"며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MS 리서치 출신인 스캇은 "중국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을 가지고 전 세계에 기술을 수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