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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단체장들 업무 ‘뒷전’ 선거 ‘올인’

대거 예비후보 등록 앞둬
선거운동기간 늘어난 만큼
지자체 수장 공백 '불가피'
대형사업 추진력 상실 우려

【 수원=장충식 기자】 6.13 지방선거 공식 후보등록 기간이 보름이나 남아있지만,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 운동을 시작하는 현역 단체장들이 늘어나면서 행정업무 공백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거법상 예비후보 제도는 정치신인들의 공평한 정치참여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지금은 선거 전략의 하나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예비후보는 지방선거의 경우 90일인 3개월 전부터 등록이 가능하며, 이 기간동안 선거사무소 설치와 대형 현수막 홍보, 명함배포, 어깨띠 부착, 거리인사 등의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공식선거운동기간에 비교해보면 유세차와 벽보, 거리현수막 설치만 제외하고는 사실상 모든 선거운동이 가능해져 선거운동 기간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 현역 단체장들이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8일 경기도 일선 지자체에 따르면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일부 현역 단체장들은 연휴가 끝난 9일을 기준으로 대거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6.13 지방선거의 공식적인 후보등록일은 오는 24~25일로, 예비후보자들은 이보다 15일 정도 먼저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우선 남 지사는 이날 예비후보 등록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재선 출마를 본격화 한다.

이어 안병용 의정부시장과 백경현 구리시장은 같은날 예비후보로 등록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성기 가평군수는 10일 공식 출마를 선언한다.

이와 더불어 이성호 양주시장은 오는 15일 예비후보 등록할 예정이며, 김종천 포천시 시장도 공식 후보등록에 앞서 예비후보 등록을 계획하는 등 경기북부 지역에서만 5명의 현역 단체장들의 이른 후보등록이 예정돼 있다.

한달가량 앞서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현역 단체장들도 있다.

공재광 평택시장은 지난달 17일 평택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재선도전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고, 원경희 여주시장도 지난달 26일 자유한국당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밖에도 이필운 안양시장은 지난 3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무리하며, 벌써부터 선거 운동을 본격화 하고 있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예비후보자 또는 후보자로 등록한 날부터 직무가 정지되기 때문에, 지자체는 최고 결정권자가 없는 업무공백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역 단체장들의 예비후보 등록 시기가 빨라지면서 4월부터 선거가 치러지는 6월까지 사실상 선거운동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지자체로서는 최고 결정권자가 없는 상황에서 대형사업들에 대한 결정을 늦출 수밖에 없고, 현상 유지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