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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 "日 강제동원 희생자 유해 발굴할 기구 부활해야"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800만명
진상규명 조사는 3%도 안돼
정부 위원회 통해 유해 고국 봉환을

[인터뷰]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 "日 강제동원 희생자 유해 발굴할 기구 부활해야"
사진=김범석 기자

"아시아 태평양전쟁 당시 강제동원으로 희생된 조선인들의 유해를 발굴하고 고국으로 봉환하기 위한 정부의 기구가 부활돼야 한다."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사진)은 최근 서울 봉은사로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등 주요국은 과거 전쟁 희생자들의 뼈 한줌이라도 발굴해 고국으로 봉환하는 작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하는데 우리는 그런 점에서 미흡하다고 했다.

대일항쟁기 일본에 의해 강제동원된 조선인은 약 800만명(중복 동원 포함)에 육박하지만 지금까지 진상규명을 조사한 규모는 22만6583건으로 3%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이것은 그나마 지난 2004년 정부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자조사 및 국외동원희생자등 지원위원회'(이하 대일항쟁기위원회)가 활동하면서 이뤄낸 성과다. 하지만 지난 정부 시절인 2015년 12월 말 대일항쟁기위원회가 폐지되면서 이마저 명맥이 끊긴 상태여서 정부 기구가 부활돼야 한다고 했다.

또 희생자 유해가 발굴돼 국내에 봉안된 수치는 이보다 크게 적은 수준이다. 아태평화교류협회가 14년간 일본 등 해외에서 잠든 유골을 발굴해 대일항쟁기위원회 검수를 거쳐 국립 망향의 동산(천안시 소재)에 봉안한 것은 177위에 그친다.

안 회장은 "일본 홋카이도.규슈.오키나와 등 과거의 탄광, 군수물저장소, 방직공장 등을 찾아 다니면서 유해를 찾고 지도 등을 만들었다"며 "대일항쟁기위원회가 폐지되면서 더 이상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가 나서서 억울한 희생자들의 유해를 국내에 들여오는 체계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가해자인 일본이 우경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했다. 대일항쟁기 일본의 강제동원 실태 파악과 진상 규명을 촉구하면서 일본에 책임과 반성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안 회장은 대일항쟁기위원회를 부활하고 상설화를 촉구하기 위해 조만간 청와대에 청원을 낼 예정이다. 이는 최근 문재인정부가 2015년 말의 위안부 합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인간적인 존엄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어렵다며 일본에 진심 어린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국내외에 강제동원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이 아직 없다는 점은 문제라며 추모공원 건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추모공원은 충북 단양에 약 200만㎡(60만평) 규모로 건립될 예정인데 설계 등을 진행해 조만간 착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안 회장은 "추모공원 건립을 위해 6월 행사를 진행할 계획인데 중국, 동남아 등 13개국에서 관련인사들을 초청할 것"이라며 "추모탑이 있어야 일본인들이 와서 헌화도 하고 사과와 반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인 중에서 양식 있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또 강제동원 피해국가들과 연대를 통해 일본을 압박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도 갖고 있다고 했다. 남북 해빙무드를 맞아 북한도 이 같은 사업에 참여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는 일본 강제동원 피해국가들이 개별적으로 접근해 일본의 반응이 미온적이었다"며 "피해국가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야 일본의 진정 어린 사과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를 국내외로 널리 알리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대일항쟁기위원회가 소장한 약 34만건의 강제동원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키는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다.

안 회장은 "강제동원 기록물을 반드시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해 국제사회에 홍보하고 세계평화의 도구로 사용해야 할 것"이라며 "위원회가 부활해서 이런 활동이 재개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국민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알리기 위해 안 회장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된 조선인 희생자의 유해 발굴 스토리를 담은 '조각난 기억'을 조만간 발간할 예정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