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입니다"
연신 고개를 숙이며 자신을 낮추기 바쁘다. 집권 1년차 여당 원내대표단의 원내대변인으로서 시쳇말로 '어깨'에 힘이 들어갈 법도 하지만 "무거운 자리였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친다.
주인공은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사진)이다.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강 의원은 성공적인 '임무 완료'에 대한 소회를 묻자 "너무나도 무거운 자리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집권당의 원내대변인이라는 자리가 어찌보면 집권세력의 한 축이지만 순간마다 내뱉는 말과 글이 항상 무겁게 다가왔다"며 "대변인은 말을 하는 자리고, 말은 하면 할 수록 '말빚'을 지는 만큼 자리의 무게가 무거웠다"고 그동안 말 못했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에 "비교적 실명으로 말하거나 사람을 향해 너무 잔인하게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는 강 의원은 "다만, 자유한국당의 상식을 벗어난 원내 운영에 대해서는 분명히 지적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만큼 자부심도 크다.
강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첫 내각은 모두 강훈식의 입을 통해서 방어됐다"며 "앞으로 누구도 다시는 하지 못할 일이지 않겠냐"고 인터뷰 중 유일하게 스스로를 치켜 세웠다.
그는 "대통령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했던 정부에서 넘어오는 내각을 받는 첫 원내지도부였다"면서 "(야당으로부터) 방어하고 때로는 무례함에 대해 공격하면서 순탄하게 마무리한 점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이런 과정에서 강 의원은 언론과의 소통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결이 궁금했다.
그는 "무엇보다 거짓말하지 않으려고 했다. 말할 수 없다고 할 지언정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며 "또 밤이든 낮이든, 아니면 다음날이든 성실하게 응대하려고 노력했다"고 자신만의 원칙을 소개했다.
또 "상대하는 기자들을 언론이 아닌 지역구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대했다"며 "한 사람도 허투루 대할 수 없었던 이유"라고 부연했다.
국회 입성 후 첫 '당직'을 마무리한 강 의원은 요즘 평의원으로 돌아가 '국회의원 3년차'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원내대표단 업무로 인해 지역구 활동을 충분히 하지 못했고, 지역민들과의 스킨십이 부족했던 점은 너무나도 송구스럽다"며 "이제부터는 중앙에서의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과 충남의 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실제, 집무실 입구에 위치한 대형 화이트보드에는 강 의원이 구상하고 추진하려는 향후 계획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정치가 시대의 고민을 풀어가야 한다'는 스스로의 '정치 좌우명'에 대한 고민도 더욱 깊어졌다.
그는 "국회에 들어와보니 국회의원이 높은 사람은 아니지만 중요하고 필요한 사람이란 점을 새삼 느꼈다"며 "내가 하는일에 항상 겸손하고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 민심이 가리키는 지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젊은 초선 의원으로서 새로운 시도와 구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하게 부딪혀 볼 생각"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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