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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지인 상대 상품권 사기.. 239억 떼먹은 30대주부 구속

주변 사람들에게 "여행사 상품권을 사서 되팔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200억 이상을 가로챈 30대 주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친인척과 친구 등 지인들에게 여행사 상품권 환매투자를 권하며 239억원 상당의 돈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주부 손모씨(35)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H여행사에 근무하는 친구가 있어 100만원짜리 하나투어 상품권을 78만원에 사서 되팔면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14만원의 차액이 남는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투자를 제안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손씨는 2013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년여간 239억원 상당의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결과 H여행사에 재직 중인 손씨의 친구는 존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손씨는 피해자들에게 받은 돈을 자신의 카드대금 결제나 생활비 등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일부는 다른 사람이 투자한 돈에 대한 배당금 명목으로 돌려막기를 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원금 상환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자 시간을 끌면서 지인들에게 상품권 구매 투자를 더 많이 할 것을 유도했다. 그는 여행사에 다니는 친구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처럼 카카오톡 채팅 화면과 본인의 통장잔고를 조작한 사진으로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인들이 가족 돈까지 동원해 수년간 투자를 하면서 피해금액이 커졌으며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피의자의 금융계좌 내역 분석을 하는 등 추가 피해사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1인 범행임에도 피해금액이 큰 점을 고려해 이 돈이 투기성 사업이나 도박 등에 사용되지는 않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